금융투자사 에이티넘파트너스 등이 권유···노웅래 “정권 코드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투자”

우정사업본부 전경. /사진=연합뉴스
우정사업본부 전경. /사진=연합뉴스

우정사업본부가 이명박 정부 시절 에이티넘파트너스 등의 권유로 해외 유전펀드에 1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가 330억원의 손실을 본 사실이 확인됐다. 무역보험공사는 해당 펀드에 투자한 우정사업본부와 에이티넘파트너스 등에 약2800억원을 지급해 손실을 대신 떠안았다.

2일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우정사업본부의 손실 내용을 밝히고, “투자 결정 과정 당시 내부 회의록 등에 투자 상품 위험성 및 손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별다른 검토 없이 투자가 결정됐다”고 지적했다.

노웅래 의원실이 우정사업본부로부터 제출받은 ‘해외 유전펀드 투자 경과 및 결과’ 자료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는 ‘JB뉴프론티어 사모해외자원개발 특별자산투자회사4호’ 펀드에 2011년 11월24일부터 2017년 10월16일까지 1500억원을 투자했고, 이 중 1171억원을 회수했다. 손실액은 329억원으로 원금의 21.9%다.

해당 펀드는 미국 샌드리지 에너지사가 보유한 유전에 투자하는 대체투자상품이다. 노웅래 의원실 및 당시 투자 관계자들에 따르면 금융투자사 에이티넘파트너스가 우정사업본부에 투자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에 따른 손실금은 무역보험공사의 보상금으로 메워졌다. 지난 2017년 권칠승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무역보험공사로부터 제출받은 ‘해외자원개발지원펀드보험 지원 내역’에 따르면 무역보험공사는 샌드리지사업에 투자한 우정사업본부와 에이티넘파트너스 등에 2억4천만 달러(약 2800억원)를 지급했다. 당시 민간 부문(에이티넘파트너스)의 투자에 대해서까지 무역보험공사가 손실을 대신 떠안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일각에선 당시 투자에 대한 우려가 있었음에도 우정사업본부가 무리하게 투자를 진행했다는 점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의 형은 이방주 전 현대산업개발 고문으로, 시장에선 40년 현대맨으로 알려져 있다.

우정사업본부 내부 회의록에 따르면 ▲유전 등 해외 자원개발에 대한 우정사업본부의 전문성 부족 ▲미국 광업 투자 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 ▲매장량 분석 및 모니터링 강화 필요성 등 위험부담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노웅래 의원은 “우정사업본부가 자원외교에 주력하던 당시 정권 코드에 맞추기 위해 위험부담에 대한 신중한 분석 없이 무리하게 투자를 진행하다가 300억원을 넘는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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