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약품, 상품 매출 부진으로 상반기 실적 소폭 감소···GSK 10개 품목 공동판매 종료 예정돼 실적 불투명
일양약품, 국산신약 놀텍·슈펙트 매출 고공성장···중국 법인 2곳 성장률도 15% 육박, 실적 확대 점쳐져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지난해 창사 이후 처음 연매출 3000억원대에 진입한 동화약품과 일양약품(가나다순)이 올해도 매출 성장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동화약품의 경우 전반적 상품 매출 부진으로 상반기 매출 감소에 이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체결했던 일반의약품 10개 브랜드품목 공동판매가 연말 종료될 예정이어서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양약품은 놀텍 등 신약과 중국사업 호조로 인한 상반기 성장세를 유지할 경우 연매출 증대도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반적인 약업계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연매출을 늘려가는 제약사들이 적지 않다. 특히 연매출 2000억원, 3000억원, 4000억원 등 앞자리 숫자를 바꾸며 매출을 늘려나가는 제약사들이 주목받는다. 현실적으로 연매출 2000억원대 제약사와 3000억원대 제약사는 위상부터 다르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지난해 연매출 4000억원을 돌파한 동국제약이나 3000억원을 돌파한 동화약품, 일양약품 등은 꾸준한 영업과 마케팅으로 이같은 실적을 달성한 제약사로 손꼽힌다. 특히 동화약품과 일양약품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토대로 달성한 실적이어서 의미 부여가 가능하다.

우선 동화약품은 지난해 3066억200만원 매출을 달성, 창사 후 처음으로 연매출 3000억원대 제약사에 등극했다. 이같은 연매출은 전년대비 18.43% 성장한 실적이다. 하지만 동화약품은 올 상반기 1495억9200만원 매출을 기록하며 3000억원 절반인 1500억원에 약간 못 미치는 실적을 공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4.3% 하락한 실적이다.

지난해 실적으로는 근소하게 일양약품을 제쳤던 동화약품이 올 상반기에는 역시 근소한 차이로 일양에 뒤진 것이다. 매출액 뿐만 아니라 14억2400만원 영업이익과 12억1000만원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70%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0%에 가까운 매출 성장률을 지난해 보였던 동화약품이 올 상반기 이처럼 부진한 실적을 올린 것은 직접 제조해 판매하는 ‘제품’이 아닌 타사가 제조한 물품을 파는 ‘상품’ 매출이 저조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매출액만 분석하면 올 상반기 상품 매출은 591억여원으로 집계된다. 지난해 702억여원에 비교하면 100억원 이상 감소한 것이 치명타로 판단된다. 지난해 2월 취임한 유광열 전 대표가 동화약품 사상 최고 실적을 올려놓고 지난해 말 전격 퇴진한 상황을 감안하면 분발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특히 최근에는 지난 2017년 10월 GSK와 체결한 일반약 10개 브랜드품목 공동프로모션 및 판매권 계약이 올 연말을 끝으로 종료된다고 공시해 동화약품 매출 유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해당 계약은 정확히 지난해 1월부터 오는 2020년 말까지 3년간으로 돼있었지만 GSK와 화이자헬스케어 합병으로 인한 신규법인 설립 등 계약 상대방 사정에 따라 1년을 앞당겨 올 연말 종료하는 것”이라며 “GSK가 내년부터 공동판매 계약 대상으로 논의 중인 제약사에 동화약품도 포함돼있다”고 전했다. 

일양약품도 지난해 창사 이후 처음으로 연매출 3000억원 고지에 올라섰다. 당시 3000억3600만원 매출을 올렸다. 이어 일양약품은 올 상반기 1541억4100만원 매출을 달성했다. 전년대비 7.9% 상승한 실적이다. 특히 일양약품 영업이익이 상반기 174억9200만원을 올리며 전년대비 28% 급증, 수익에서도 뒤지지 않는 실적을 증명했다.

이같은 매출 성장의 최대 원동력은 놀텍과 슈펙스 등 국산신약의 매출 호조로 분석된다. 놀텍은 일양약품이 지난 2009년 12월 발매해 꾸준히 성장한 우리나라 최초 PPI 제제다. 놀텍은 지난 2012년 시장 규모가 큰 역류성식도염 적응증을 따낸 이후 매출이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실제 지난 2014년에는 연매출 100억원을 넘어섰다. 이후 헬리코박터 제균 적응증을 추가하면서 성장세가 높아지고 있다.

유비스트 기준으로 놀텍의 올 1분기 원외 처방실적은 71억여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4% 성장한 수치다. 올 1월부터 8월까지 놀텍 매출액은 227억7800만원이다. 지난해 대비 19.8% 성장률을 기록했다.   

일양약품 기술진이 개발한 만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 처방도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슈펙트의 지난해 국내 매출은 63억여원으로 마감했다. 올 목표는 70억원이다. 올 상반기 슈펙트 매출은 33억9809만4551원으로 집계돼 하반기 분발할 경우 목표 달성 가능성이 예측된다.   

또 중국 현지 일양약품 법인 활약도 매출 성장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일양약품 중국 법인은 양주일양제약유한공사, 통화일양보건품유한공사 2곳이다. 일양약품의 중국 현지 사업 매출은 상반기 588억94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13억8300만원에 비해 14.62% 급성장한 실적이다. 이같은 중국 현지 매출에 대중 수출 물량을 합치면 일양약품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는다. 내수 실적보다 해외 사업 비중이 더 높은 것이다.

복수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사가 매출과 수익 모두를 추구해야 하니 힘든 측면이 있긴 하다”며 “제약사들이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더 많은 매출을 올리는 경우도 있으니 3분기 실적을 지켜봐야 올해 전체 매출 추이를 짐작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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