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현경 동화약품 상무, 2017년부터 더마톨로지사업부 총괄···스킨케어 브랜드 ‘활명’ 집중
남혜진 국제약품 상무, 국제피앤비서 오리지널 로우 브랜드 등 총괄···사업 경력 7년 넘어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최근 제약사 오너 딸들이 자사의 화장품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해외 유학 경력이 있는 이들은 특유의 섬세한 감각과 능력으로 사업의 핵심 역할을 수행 중이다.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과 홍재현 신일제약 대표, 최지현 삼진제약 상무 등을 제외하면 제약사 오너 딸이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경우는 많지 않은 편이다. 대한민국 평균보다 더 보수적인 제약업계 오너가에서 아들이 아닌 딸에게 경영권을 물려주는 사례가 적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부 제약사 오너 딸은 전면은 아니지만 회사 경영에 직간접으로 참여하며 능력을 발휘한다. 특히 여성의 섬세한 감각과 마케팅을 필요로 하는 화장품 사업에서 이같은 사례가 보여지는데, 동화약품과 국제약품이 대표적이다. 

윤현경 동화약품 상무와 남혜진 국제약품 상무가 주인공이다. 윤 상무와 남 상무는 공통점도 많다. 직급도 상무로 동일하고, 활발하게 화장품 사업을 진행 중이다. 차기 경영자로 취임이 예상되거나 이미 취임한 장남을 동생으로 둔 장녀란 점도 동일하다. 해외 유학 경력도 같다.

차이점도 있다. 윤 상무는 동화약품 오너 4세다. 남 상무는 국제약품 창업주 3세다. 지난 2017년부터 더마톨로지사업부를 총괄한 윤 상무는 화장품 사업 경력이 2년이다. 국제약품 관계사 대표까지 역임하며 7년 넘게 사업을 진행해왔던 남 상무에 비교하면 경력이 짧은 편이다.

윤 상무는 1980년 1월생이다. 경희대 국제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존슨앤웨일즈대학교 식품경영학과에서 수학했다. 동화약품은 보당 윤창식 선생이 인수한 이래 2세 윤광열 명예회장, 3세 윤도준 회장이 경영해왔다. 윤도준 회장의 1남1녀 중 장녀가 윤현경 상무다. 장남은 윤인호 상무(1984년생)다. 

윤 상무는 지난 2008년 광고홍보실 주임으로 동화약품에 입성했다. 동화약품 광고홍보실장과 BD실 상무/커뮤니케이션팀장 등을 거쳐 지난 2017년 더마톨로지사업부 책임자로 발령 받았다.

특히 윤 상무는 동화약품의 글로벌 스킨케어 브랜드 ‘활명’이 지난 24일 삼성동 파르나스몰에 오픈한 세계 최대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에 국내 독점 브랜드로 입점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윤 상무는 이번 세포라 입점을 앞두고 화장품 콘셉트과 디자인 등을 꼼꼼히 챙기며 직접 지휘했다. 2년 전 화장품 사업을 시작한 동화약품은 그동안 면세점 등으로만 제품을 판매해왔다. 이에 이번 세포라 입점이 동화약품 화장품 사업의 전환점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동화약품이 지난 2017년 오너 4세인 윤 상무를 더마톨로지사업부 책임자에 임명한 것은 그만큼 화장품 사업에 비중을 두고 있다는 방증이다. 윤 상무는 향후 피부 진정에 도움을 주는 ‘활명 미니멀 유카밍 워터 세럼’ 등 다양한 기초 제품들을 선보이고,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 등을 출시할 계획이다.

남 상무는 1969년 12월생이다. 미국 노스이스턴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했다. 남 상무는 국제약품 창업주 고 남상옥 선대회장 손녀이자 남영우 명예회장 장녀다. 현 남태훈 국제약품 대표(1980년생)가 남 상무 동생이다. 지난 2000년 국제약품에 입사한 남 상무는 2012년까지 총무부에서 근무했다. 본격적으로 화장품 사업을 시작한 시점은 지난 2012년 10월이다.  

당시 국제약품이 화장품을 포함한 이미용 사업 확대를 위해 화장품 판매업체 제아H&B를 설립하며 남 상무가 공동대표를 맡게 된 것이다. 남 상무 능력과 실력은 제아H&B 매출에서 간접적으로 확인됐다. 설립 당시 1억3500만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급증하며 5년 만에 200억원대 알짜 회사로 자리 잡은 것이다. 국제약품은 지난해 2분기 제아H&B 지분을 정리하며 경영에서 손을 뗐다. 

현재 남 상무는 국제약품 관계사인 국제피앤비에서 오리지널 로우 브랜드를 중심으로 화장품 사업을 진행 중이다. 국제약품은 남 상무가 본사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복수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사업은 여성이 진두지휘하는데 일부 장점이 있다"며 "화장품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제약사들이 늘고 있어 다른 회사에서도 오너 딸이 책임지고 사업을 맡아 경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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