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세환 전 회장 퇴진 후 빠른 시일내 조직 안정···비은행 부문 강화 ‘뚜렷’
2년새 주가 28.26% 하락, 상반기 실적 부진···고령 나이도 부담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사진=BNK금융지주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사진=BNK금융지주

김지완 BNK금융 회장이 취임 2주년을 맞았다. 내부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회장 자리에 앉은 김 회장은 빠르게 조직을 안정시키고 지난해 역대 최대 순익을 기록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임기만료를 6개월 앞둔 시점에 실적부진과 주가부진 등을 겪고 있어 향후 연임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관치금융 논란 속 성공적인 조직 안정···비은행 강화 바탕, 최대실적 달성

27일 업계에 따르면 취임 2주년을 맞은 김 회장은 별도 내부행사 대신 중앙아시아 방문 일정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24일부터 지주 이사회 의장, 사외이사 등 경영진과 함께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을 방문하며 해외진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신의 취임일을 기념하기 보다는 현안에 집중하며 남은 임기 동안 최대한의 성과를 달성하기 위한 의지로 해석된다.

김 회장은 지난 2017년 9월 27일 BNK금융의 첫 외부 출신 회장이 됐다. 성세환 전 회장이 주가조작 혐의로 물러난 불안정한 상황에서 김 회장이 소방수로 낙점되자 취임 초기에는 관치금융, 낙하산 논란이 크게 일기도 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첫 금융지주 회장 교체 사례였기 때문에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으며 2012년 대선 문재인캠프 활동 이력 때문에 보은인사 비판도 자연스럽게 따라붙었다. 장하성 전 정책실장과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인맥을 중심으로하는 ‘김승유 사단’에 거론되기도 했다.

다행히 김 회장은 취임 후 빠른 시일내 우려들을 잠재우는데 성공했다. 우선 그는 회장과 부산은행장, 지주 이사회 의장, 부산은행 이사회 의장을 모두 분리하면서 지배구조 개선에 나섰다. 100% 외부출신 인사로 구성된 ‘백년대계위원회’도 출범시켜 경영 투명성 제고 임무를 맡겼다.

또한 그룹장 제도를 신설하고 전결권을 이양하면서 계열사의 책임경영과 자율 경영을 유도하기도 했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들로 BNK금융의 내부 불안정은 빠르게 수습됐고 경영 투명성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평가받았다.

실적 개선을 위한 수익구조 다변화도 시도했다. ▲WM(자산관리) ▲CIB(기업투자금융) ▲디지털 ▲글로벌을 그룹 4대 핵심사업으로 선정하고 계열사간 협업체계 강화, 비은행·비이자수익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재편 등을 추진했다.

자료=BNK금융지주/그래프=이다인 디자이너
자료=BNK금융지주/그래프=이다인 디자이너

김 회장의 개혁은 실적개선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BNK금융의 당기순이익은 5021억원으로 지주사 전환 이후 최대 순익을 실현했다. 전년(4031억원) 대비 증가율은 24.6%에 달한다. 경쟁사인 DGB금융지주(3835억원), JB금융지주(3210억원)를 따돌리고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그룹 총자산순이익률(ROA)도 0.45%에서 0.55%로 상승했으며 자기자본이익률(ROE)도 5.77%에서 6.75%로 개선됐다.

특히 비은행 부문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BNK캐피탈, BNK투자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의 당기순이익 합은 999억원으로 전년(785억원) 대비 27.3%나 증가했으며 비은행 부문의 당기순이익 기여도도 15.6%에서 16.2%로 0.8%포인트 상승했다. 비은행 계열사의 총자산도 6조6089억원에서 7조9755억원으로 20.7% 늘어났다. 이는 그룹 전체 자산증가율(10.8%)의 약 두 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룹 수수료부문 이익도 1597억원에서 2040억원으로 27.7% 증가했다.

◇1만원이 7000원으로, 주가 28.26% 하락···지역경제 영향, 상반기 나홀로 역성장

실적개선, 수익다양화에도 불구하고 김 회장의 연임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주가하락 문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크게 증가했던 실적도 최근 하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의 취임하기 바로 전인 2017년 9월 26일 종가 기준 BNK금융의 주가는 1만50원을 기록했다. 성 전 회장으로부터 촉발된 CEO리스크로 연초 8000원대까지 하락했으나 빠른 시일내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김 회장 취임 후 주가가 다시 하락했다. 2017년말 9000원 초반대로 하락했던 주가는 지난해 3월 1만1000원대로 상승했으나 그 이후로 내리막을 거듭했고 어제(26일) 종가 기준으로 7210원을 기록했다. 2년만에 28.26%나 하락한 것이다.

주가 부양을 위해 지난 3월 300원 현금배당과 4월 경영진 자사주 매입을 단행했음에도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김 회장도 4월 자사주 1만주를 추가 매입하고 싱가포르, 홍콩 등에서 해외 IR을 실시하는 노력을 이어갔지만 주가하락을 막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실적마저 둔화되고 있다. 지난 상반기 BNK금융의 당기순이익은 351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3576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다. 부산·경남 지역 제조업 불황의 여파로 최대 계열사인 부산은행의 실적이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산은행의 상반기 순익은 지난해(2482억원) 대비 10.3% 악화된 2227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JB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041억원으로 지난해(1384억원) 대비 47.5%나 늘어났으며 DGB금융도 1982억원에서 2016억원으로 1.7% 증가했다. 순익 규모는 여전히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지방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했다.

만 73세의 고령의 나이도 연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BNK금융 회장은 나이 관계없이 최대 1회 연임이 가능하지만 타 금융그룹의 경우 대부분 회장 연령제한을 만 70세로 설정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미 업계 최고령의 나이인 김 회장이 한 차례 더 연임을 할 경우 실무 임직원과의 소통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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