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 연계 여부 핵심 쟁점
2차례 회동 가졌지만 입장차 좁히지 못한 여야···이인영 “지나친 정쟁 반복, 자괴감 느껴”
민주당 내부서 北어선 입항사건 국조 수용 의견도···3번째 회동 성사 여부 주목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오른쪽 두번째)가 19일 오후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 여야 교섭단체 회동에 참석하며 문의장과 인사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는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오른쪽 두번째)가 19일 오후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 여야 교섭단체 회동에 참석하며 문 의장과 인사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는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선제적 경기대응‧강원산불 등 재해 지원이 담긴 추가경정예산안(6조7000억원)과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 대응 예산(최대 3000억원) 증액에 대한 국회 처리가 사실상 불발됐다. 여야가 추경안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 연계 여부, 북한 어선 입항 사건의 국정조사 개최 여부를 두고 끝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다.

이인영(더불어민주당)‧나경원(자유한국당)‧오신환(바른미래당) 등 여야 3당 원내대표는 6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19일 국회 본회의 개최 여부를 논의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이들 원내대표들은 오전 별도 회동, 오후 문희상 국회의장이 주재한 회동 등 2차례 만나 협상을 진행했지만 입장차만 재확인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추경안 처리는 6월 임시국회에서도 처리되지 못하게 됐다. 문 의장은 여야 3당 원내대표들과의 회동에서 19일과 22일 2차례 본회의를 열어 현안을 처리하자는 중재안을 내놨지만 민주당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민주당은 해임건의안이 표결되는 것에 부담을 느껴 (문 의장의 제안을) 반대했다”며 “실질적으로 오늘 본회의도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여야가 본회의 일정 논의의 핵심 쟁점은 추경안과 정 장관 해임건의안의 연계 처리 여부였다.

민주당은 추경은 엄중한 경제상황을 고려해 신속히 처리해야 하지만, 정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하지만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본회의를 하루 더 개최해 정 장관 해임건의안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맞섰다.

회동과 관련해 이 원내대표는 강한 불만감을 드러냈다. 그는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협상 당사자가 아니었으면 이보다 더 강력하게 비판하고 비난도 하고 싶다”며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볼모로 해도 해도 너무 지나친 정쟁이 반복되는 것에 큰 자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특히 한국당을 향해 “패스트트랙 추진 과정에 대해 사과와 철회를 요구했고, 지극히 당연한 국회 정상화 과정에서 경제실정 청문회가 없으면 할 수 없다고 했다”며 “원탁토론회가 어느 정도 합의되니까 다시 북한 목선 입항과 관련한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명분이 떨어지니 이제는 국방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했다”고 비판했다.

국정조사와 해임건의안을 동시에 제출한 전례도 없는 만큼 “사태의 본질은 정쟁”이라며 “국가가 직면한 경제위기에 대처하는 의원으로서의 자세인지 지극히 유감스럽다는 말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이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극적인 ‘막판협상’ 가능성은 열려있다. 민주당 내부에서 야당이 요구하고 있는 북한 어선 입항 사건의 국정조사를 수용하고, 추경안을 처리하자는 의견이 제시되면서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비공개 의총 후 브리핑에서 “나경원 원내대표의 제안은 국정조사를 받거나 해임건의안 표결을 위한 투 포인트 본회의를 열자는 것인데, 일단 국정조사를 받는 것을 고려해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일부 제시됐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의총에서는 추경안 처리 방향을 당 지도부의 결정에 맡기기로 했고, 지도부는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의견을 모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민주당은 재차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담판을 짓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원내대표는 같은 당 의원들에게 이날 자정까지 국회에 대기해달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다만 바른미래당에서는 이날 합의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고, 한국당도 KBS 항의 방문 등 일정으로 인해 물리적으로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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