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투자 사상 최대치
“하반기도 채권 투자 비중 높아질 전망”
온라인 채권 소액 투자도 인기

서울 여의도 증권가. /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증권가. / 사진=연합뉴스

채권 투자가 인기다.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어지면서 투자자들이 예측 가능하고 양호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채권시장을 찾는 것이다. 올해 하반기도 국내외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아 채권 투자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특히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으로 국내 증시 악재가 커져 채권 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지속될 전망이다.  

◇채권 투자 규모 사상 최대 기록···경기 둔화 우려 영향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의 상장채권 보유액과 순투자 금액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올해 6월 외국인 상장채권 보유액은 124조5400억원이다. 지난해 8월(114조2820억원) 이후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외국인은 3월 이후 4개월 연속 상장채권에 대해 순투자했다. 지난 6월 외국인은 상장채권에 5조8010억원에 순투자했다. 전월 순투자 규모는 7조760억원을 기록하며 2009년 10월(6조1400억원) 이후 약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채권 투자 증가는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투자 심리가 커진 것을 의미한다. 올해 상반기 증시 시장은 미중 무역전쟁이 극으로 치달으며 불안정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안전자산 선호에 따라 채권 투자에 나섰다. 채권은 예측 가능하고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회사채 발행 금액도 사상 최대 규모다. 올해 상반기 회사채 발행 금액은 48조7811억원을 기록했다. 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7% 늘었다. 6월에만 현대자동차그룹 부품 계열사인 현대트랜시스를 포함해 SK종합화학, 롯데제과, 호텔롯데, 예스코홀딩스, KB증권 등이 한국은행 기준금리(연 1.75%)보다 낮은 금리로 만기 3년 이상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펀드시장도 채권이 강세다. 지난 15일 기준 전체 채권형펀드에는 396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국내 채권형펀드에서 534억원이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206억원이 순유출됐다. 9거래일 연속 자금이 순유출됐다. 

◇주식처럼 온라인서 채권 소액 투자 가능

최근 투자자들의 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증권사들은 채권 투자 금액을 낮춰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주식처럼 온라인 채권 투자도 가능해졌다. 

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는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채권 투자 서비스를 운영한다. 투자할 수 있는 최소 금액도 1000~1만원이다. 해외 채권도 온라인으로 거래할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작년 말부터 온라인으로 해외 채권을 팔기 시작했다. 미국 국채의 경우 최소 가입금은 100달러(약 11만8000원) 수준이다.

이에 개인투자자의 채권 투자 규모도 커지고 있다. 최근 키움증권은 올해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채권 판매액이 30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개인은 1만원부터 투자할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의 단기자금 투자 상품인 ‘신한명품 스마트 전단채 랩’과 ‘신한명품 스마트전단채랩 6M’도 이달 초 판매 금액이 5조3000억원을 넘어섰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글로벌 경기와 금융시장 전망이 좋지 않다”며 “투자자들이 경기둔화 전망에 따라 주식보다는 채권 투자 비중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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