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주구, 올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이주키로
여름철 부동산 비수기지만 반포 둘러싼 주변부 전세가격은 오름세 전망

서울 서초구 반포본동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전경 /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반포본동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전경 / 사진=연합뉴스

 

단군 이래 최대 정비사업장이라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가 움직인다. 지난 26일 해당 재건축 조합은 총회를 열고 추후 재건축 일정을 결정지었다. 7, 8월은 부동산 비수기이지만 이주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이어서 전반적으로 안정화 된 전세시장이 사업장 주변부 중심으로 들썩일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반포1단지 1·2·4주구는 오는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이주를 진행하고 2021년 초 착공, 2024년 중반에 준공 및 입주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비대위는 각종 인허가 절차가 남아있는 데다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단지 내 토지 소유권을 두고 법적 분쟁을 진행 중이어서 빠른 이주는 이주비 이자부담만 떠안기는 꼴이라며 2년 뒤에나 이주해야 한다는 반대 입장을 펼쳐왔다. 그러나 총회조합원 투표에서는 압도적인 표차로 올 하반기 이주가 결정됐다.

통상 여름은 주택시장 비수기로 인식되지만 부동산 업계에서는 많은 세대가 이주를 하면서 반포 주변부 전세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600세대가 움직이는 것은 주변 부동산 시장을 들썩이게 하는데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해 2월 서울시 전체 주택매매거래량이 1448건이었던 것에 견주어보면, 하나의 자치구도 아닌 한 아파트 내 세대가 움직이는 규모가 서울시 전체 매매거래 규모의 2.5배에 달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주가 임박해서는 매물도 많지 않은데다 가격이 높아지기 때문에 벌써부터 이주할 곳을 검토하는 이들이 인근 공인중개업소를 드나들고 있다. 다만 반포 신축보다는 주변부의 구축 아파트가 전세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사업장 소유주들 가운데 신축 후 주택 2채를 받는 형태로 평형을 신청한 이들은 이주비 대출을 받으면 1채는 무조건 매도해야 하는 조건이 있는데다, 소유주 평균연령이 70세가 훌쩍 넘을 정도로 고령이어서 대규모 이주비대출 이자 부담을 감수하면서 대출을 내서 고가의 아파트로 이동할 가능성은 적기 때문이다.

구반포상가에 위치한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반포 신축 아파트는 소형평형도 전세가격이 최소 10억 원이다. 준공한지 50년이 다 되가는 아파트에 살던 사람들이어서 그런지 연식이 오래된 구축 곳이어도 관계없다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흑석동, 방배동, 사당동, 잠원동 일대 중저가 아파트 위주로 전세를 알아보는 편이다. 이들 시장의 하반기 전세가가 강세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사업장은 지난 2017년 시공권 획득을 위해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들끼리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현대건설은 이주비와는 별도인 이사비를 한 가구당 7000만 원씩 무상 지급하겠다는 조건까지 내걸었던 바 있다. 당시 국토교통부는 법률자문 결과 건설사가 이사비 명목으로 제시한 금액 중 사회통념상의 이사비를 초과한 부분은 이사 지원 목적이 아니라 사실상 시공자 선정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며 제동을 걸었다. 이후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되긴 했지만 국토부 시정명령에 따라 이사비 7000만 원 지급 공약은 백지화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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