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독일과 함께 글로벌 유니콘 개수 5위 등극···정부 지원·민간투자 활성화로 1년새 유니콘기업 6개 증가
벤처업계 "올해 유니콘기업 더 나올 것"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국내 유니콘 기업(상장 전 기업가치 1조원 달성 스타트업) 9호가 탄생했다. 뷰티 스타트업 지피클럽이 새롭게 유니콘 기업으로 합류했다. 쿠팡, 옐로모바일, 블루홀 등 1세대 스타트업들에 머물러 있던 국내 유니콘 기업은 올해 초 야놀자를 시작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스케일업(Scaleup) 펀드 조성을 통해 유니콘 기업을 확대하겠다는 기조다.

27일 미국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CB Insights)에 따르면 화장품‧뷰티 스타트업 ‘지피클럽’이 9번째 유니콘에 등록됐다. 지피클럽은 2003년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지난 2016년 제이엠솔루션을 중국에 론칭한 후 ‘꿀광 로얄 프로폴리스 마스크’ 등 마스크팩 제품을 출시해 큰 매출을 올렸다. 지피클럽의 지난해 매출은 5195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피클럽은 지난해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로부터 6700만달러(약 750억원) 규모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 투자로 지피클럽은 1조5000억원 규모 기업가치를 인정받게 됐다. 골드만삭스의 투자를 받은 국내 화장품 기업은 카버코리아와 지피클럽 두 개다.

9번째 유니콘 기업 등장으로 국내 유니콘 기업의 수는 세계 5위를 기록했다. 1위는 미국이다. 뒤이어 중국, 영국, 인도 순이었다. 미국과 중국은 올해 초 기준 200개에 달하는 유니콘 기업을 보유 중이다. 한국은 독일과 같은 5위로 올라섰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유니콘 기업 증가 요인으로 최근 신규 벤처투자와 신설법인 수가 함께 증가한 것을 꼽았다. 올해 1~5월 신규 벤처투자는 1조48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2928억원보다 15.2% 증가했다. 민간 투자가 대폭 활성화된 것이다.

정부도 지원 인프라를 늘렸다. 모태펀드 규모를 8000억원까지 늘렸고 창업투자회사 설립자본금을 50억원에서 20억원으로 완화해 규제를 개선했다.

정부는 올해 연말까지 신규 벤처펀드가 4조원까지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정부는 제2벤처붐 사업을 통해 유니콘 기업 육성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소기업, 스타트업이 중견기업 및 유니콘 기업으로 육성하는 스케일업 펀드가 대표적인 지원책이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지난 26일 제주 서귀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9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기조연설에서 “제2벤처 붐이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유니콘 기업이 1개 더 탄생해서 모두 9개가 됐다. 독일과 같은 수준"이라며 “스타트업 붐에 이어 벤처가 성장하면서 스케일업 수요가 생겼다. 스케일업 펀드를 12조원 규모로 조성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 유니콘 탄생 속도 점점 빨라져…업계 “올해 안에 국내서 유니콘 2~3개 더 나올 것”

국내 유니콘 기업 탄생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6월까지 3개였던 유니콘 기업은 1년 사이 3배인 9개사로 증가했다. 그동안 유니콘 기업으로 평가받은 기업은 1세대 스타트업인 쿠팡, 옐로모바일, L&P코스메틱뿐이었다.

이후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몸집을 키운 블루홀스튜디오와 이커머스 플랫폼 위메프가 합류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야놀자가 기업가치 1조원을 평가받으면서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했다. 이어 지피클럽까지 짧은 기간 내 9개까지 늘어난 것이다.

국내 유니콘 기업은 이커머스, O2O(Online to Offline, 온오프라인연계서비스) 플랫폼이 주류라는 것이 특징이다. 쿠팡과 위메프는 온라인 쇼핑을 할 수 있는 이커머스 기업이다. 옐로모바일, 배달의민족, 야놀자는 각각 의료, 배달, 숙박 O2O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핀테크는 토스, 화장품은 L&P코스메틱뿐이었다. 

벤처업계는 올해 안에 유니콘 기업이 더 탄생할 것으로 전망한다. 100억원 이상 대규모 투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O2O, 이커머스 플랫폼이 여전히 강세지만 엔터테인먼트 및 IT 클라우드 사업 등이 급부상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차기 유니콘 스타트업으로는 방탄소년단(BTS)을 키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신선배송 플랫폼 마켓컬리,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베스핀글로벌’, 글로벌 영상메신저기업 ‘하이퍼커넥트’, 물류‧배송 스타트업 ‘메쉬코리아’가 거론되고 있다.

벤처업계 한 전문가는 “올해 안에 유니콘 스타트업이 2~3개 정도 더 탄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벤처캐피털뿐만 아니라, 글로벌 투자 추세가 대규모 자금 투자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100억원 이상을 투자받은 국내 스타트업은 140개가 넘는다. 이같은 추세라면 하반기에 유니콘 기업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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