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개 국적항공사 탄소 배출량 약 2137만톤에서 2018년 7개 국적항공사 약 2280만톤
노선 선점 등 경쟁 심화로 항공기 대수 매년 늘어···“정부 차원 해법 필요”
최근 친환경 마케팅과는 상반된 결과···“환경 맞닿아 있는 건 탄소 배출, 소비자들 모순 느낄 수 있어”

국적항공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탄소 배출량도 매년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항공기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배출량도 늘어난 것인데, 전문가들은 항공기 증가 속도가 상당해 정부 차원의 해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21일 시사저널e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집계하고 있는 국적항공사 8곳(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의 ‘국제 항공운송 탄소 배출량’은 3년 새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부 집계를 보면 국적항공사 8곳의 국제 항공운송 탄소배출량은 ▲2016년 2137만7186톤 ▲2017년 2232만4696톤 ▲2018년 2280만9701톤(에어서울 제외)이다.

국토부가 집계하고 있는 국제 항공운송 배출량. /자료=국토부
국토부가 집계하고 있는 국제 항공운송 탄소 배출량. / 자료=국토부

2018년 집계는 7개 국적항공사만을 계산한 수치다. 지난 19일 기준, 에어서울의 지난해 탄소배출량은 집계가 검증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시 말해 지난해엔 7개 국적항공사의 배출량만을 계산했음에도 직전년도 보다 배출량이 늘어난 셈이다.

전문가들은 항공사 간 경쟁 심화로 저비용항공사(LCC)의 항공기 증가 속도가 상당하다며 방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LCC 등 항공사가 늘었고, 항공사 간 (노선 선점) 등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항공기 증가 속도가 상당한데, 지켜보기만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각 사를 통해 전달 받은 2016년도와 2018년도 항공기 운용 대수를 비교해보면,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한 모든 항공사의 항공기 운용 대수가 늘었다. 8개 국적항공기의 항공기 운용 대수는 2016년 345대에서 2018년 388대로 43대 늘었다. 특히, 각 LCC들의 항공기 운용 숫자가 적게는 2대에서 많게는 13대까지 늘었다.

2016년과 2018년 국적항공사 운용 항공기. /표=조현경 디자이너
2016년과 2018년 국적항공사 운용 항공기. /표=조현경 디자이너

이 같은 탄소배출량 증가는 최근 항공사들이 신규 기재 도입 발표 시 환경을 강조하는 전략과는 상반된 결과다. 

전문가들은 환경과 맞닿아 있는 건 결국 탄소 배출량이라고 설명하며 항공사들의 경쟁적인 항공기 늘리기에 대한 정부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황용식 교수는 “환경 마케팅은 분명 좋은 전략이지만, 환경과 맞닿아 있는 것은 탄소 배출량이다. 소비자들이 모순됐다고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황 교수는 “뒤늦은 조치가 아닌 정부의 선제적 조치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2010년 국적항공사와 ‘국제항공 온실가스 자발적 감축 협약’을 체결하고 항공사 별 배출량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다만, 이를 직접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법률안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지난해 12월, ‘국제항공 온실가스 배출량 관리에 관한 법률안’이 입법 발의 됐지만 현재 국회 심의 과정이 진행 중인 상황이다.

한편, 국제사회에선 계속해서 항공기 탄소배출량과 관련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서울 연차총회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비올레타 부르크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교통운송담당 위원은 “항공 산업에서 환경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대체연료 등 탄소 배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미래 세대를 위해 환경문제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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