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건, 공모금액 380억원으로 경쟁사에 밀려
상장 몰리는 하반기 진검승부될 듯···수요예측 앞둔 기업만 3곳

한국투자증권은 올들어 이날까지 2건의 상장을 주관하는데 그치고 있다. 자료는 19일 기준. / 자료=한국거래소.
한국투자증권은 올들어 이날까지 2건의 상장을 주관하는데 그치고 있다. 자료는 19일 기준. / 자료=한국거래소.

전통적인 IPO(기업공개) 강자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상반기에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장에 성공시킨 기업이 2곳에 불과한데, 이 중 1곳은 흥행에 실패하며 실권주까지 떠안은 상태다. 경쟁사인 NH투자증권이 독주를 이어가고 있고 대신증권이 신흥 강호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과 비교된다. 다만 이달에만 2건의 수요예측이 남아있는 등 하반기 반격을 예고하고 있어 명가의 자존심을 되찾을 지 주목된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올들어 이날까지 2건의 상장을 주관하는데 그치고 있다. 올해 1월 여행사인 노랑풍선과 5월 체외진단 기업 수젠텍이 유일하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NH투자증권이 기업 6곳(이하 스팩 포함)을 상장시킨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누적 공모금액도 NH투자증권은 4540억원 수준이지만 한국투자증권은 380억원 규모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 주관한 2건 중에서도 한 건은 흥행에 실패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5월 코넥스 기업인 수젠텍을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하는 업무를 맡았는데 일반 청약 경쟁률이 올들어 가장 낮은 1.5대 1을 기록했다. 이 영향에 실권주가 발생했고 최종적으로 소화되지 못한 4만5000주를 한국투자증권이 인수했다. 수젠텍 주가는 이달 18일 기준 8860원으로 공모가 1만2000원 대비 26% 넘게 내린 상태다.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IPO 3대 강자 중 하나로 꼽히는 한국투자증권에 이는 낯선 모습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만 하더라도 그 이름에 걸맞은 IPO 실적을 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4건(상반기 5건)의 상장을 주관했다. 이는 대신증권과 공동으로 국내 증권사 중에서 가장 많은 횟수였다. 누적 공모금액으로 따지면 3645억원 규모로 미래에셋대우(5467억원), 대신증권(4900억원) 다음이었다.

게다가 IPO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대신증권에 2년 연속으로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대신증권은 올해 상반기 한국투자증권과 같은 2건의 상장 주관을 마무리지었지만 공모금액 규모에서는 1818억원으로 증권사 중 두 번째로 성과가 좋다. 지난 3월 상장한 에코프로비엠 공모금액이 1700억원이 넘어선 영향이었다. 이는 그만큼 한국투자증권이 큰 규모의 IPO를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다만 하반기에는 반전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국투자증권이 내달 상장을 목표로 진행 중인 IPO만 3건이다. 이 중 이달 18일부터 기관 수요예측에 들어간 화장품 용기 생산업체 펌텍코리아의 경우 공모가가 희망 공모밴드 상단에서 정해지면 공모 규모는 1730억원에 이르게 된다. 단숨에 공모금액 2위로 올라서게 되는 것이다. 더불어 전자금융 및 결제 플랫폼 기업 세틀뱅크와 언어 빅데이터 전문 기업 플리토도 기관 수요예측도 각각 이달 27일과 내달 1일 예정돼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는 시기적으로 비수기가 끼어있었던 데다 대어급이라 할 수 있는 IPO가 없었다. 한국투자증권뿐만 아니라 다른 초대형 투자은행(IB)들도 쉽지 않은 상반기였다”며 “전통적으로 IPO가 하반기, 특히 4분기에 몰리는 경향이 있는 만큼 하반기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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