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5년 수익성 입증 상품만 출시 허용 방침···업계, 당혹감 표출
김주현 내정자가 업계 입장 적극 대변할지 ‘주목’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내정자/사진=예금보험공사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내정자/사진=예금보험공사

카드사를 향한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업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그에 따라 취임을 앞둔 신임 여신금융협회장의 부담도 함께 커질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상품 수익성 분석 합리화 테스크포스(TF)를 열고 각 카드사에 관련 내용들을 전달했다. 금감원 TF는 카드사가 상품을 개발할 때 향후 5년간의 수익성을 입증해야만 시장 출시를 허용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흑자를 낼 수 있는 상품만 허용함으로써 카드사 간의 마케팅 출혈 경쟁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카드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민간 경영을 침해하는 과도한 규제라는 입장이다. 특히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새로운 규제가 추가되자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 카드사 내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기준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규제 방향 자체가 잘 이해되지 않는다”며 “상품을 만드는 일은 기업의 자율로 놔두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이어 “각 기업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흑자 상품을 출시하든 혜택 상품을 내놓든 기업이 알아서 판단하게 해야 한다”며 “이를 일률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 등은 정무·정치적 영역과 엮여 있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서운한 감정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카드사들은 어떻게 사느냐’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카드업계에 대한 당국의 규제가 강해지자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내정자의 역할을 기대하는 시선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7일 여신금융협회장 단독 후보로 내정된 김 내정자는 오는 18일 협회 임시총회 의결을 거쳐 제12대 상근회장에 오를 예정이다.

김 내정자는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과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사무처장 등을 지낸 정통 관료 출신 인사로 당국과의 소통이 용이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공직에 오래 몸 담았던 만큼 카드사의 입장과 정부의 입장을 잘 조율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반면 관료 출신 인사로서 정부의 입장을 적극 수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대표적으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지난 4일 성명서를 통해 관료 출신 협회장 취임에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김준영 사무금융노조 신한카드지부 위원장은 “과거 관료 출신 협회장이 여러 명 있었는데 대부분 (협회장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정부 당국의 거수기 역할만 했다”며 “그래서 선임 과정에서 관료 출신 인사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만 특정 인물에 대한 반대는 아니었다”며 “신임 협회장은 과거의 그런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협회장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이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기회가 된다면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서 노조 입장과 요구사항, 기대사항들을 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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