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션 내세운 '플로' 성장세
음원 플랫폼, '너도 나도' 개인화 추천 기능 강화

주요 음원 서비스별 월간 실사용자 수. / 자료=드림어스컴퍼니,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주요 음원 서비스별 월간 실사용자 수. / 자료=코리안클릭,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주요 음원업체 간판 서비스가 '실시간 차트' 중심에서 개인화 추천 서비스로 빠르게 이동중이다. 기존에는 남들이 뭘 듣는지를 대표 서비스로 보여줬다면 이제는 개인화되고 선별된 추천 콘텐츠를 무기로 내세웠다.

밀레니얼로 대표되는 최근 세대는 타인의 대중적인 취향보다 개인의 취향 중심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추세다. 여기에다 인공지능(AI) 기술이 더해지면서 콘텐츠 플랫폼의 추천 기능이 더욱 중요해졌다. 차트 조작 등 실시간 차트 조작 논란도 음원 플랫폼 업체들이 실시간차트에서 개인화 서비스로 무게중심을 옮긴 원인이 됐다. 

이런 특징을 가장 전면에 내세운 플랫폼은 '플로(FLO)'다. SK텔레콤 자회사인 드림어스컴퍼니가 운영하는 플로는 지난해 말 출시됐다. ‘플로’라는 이름은 ‘원하는 음악이 물 흐르듯 끊임없이 흘러나온다’는 의미다.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위한 음악 추천과 상황별 감상 이력을 달리 축적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플로는 SK텔레콤 미디어기술원 딥러닝, 인공지능(AI) 센터 음원 분석 기술 등을 기반으로 개인 취향을 정교하게 분석해 매일 바뀌는 홈 화면을 제공한다. 이용자의 감상 음악 리스트와 ‘좋아요’ 이력을 바탕으로 좋아할 만한 음악을 추천한다.

특히 취향에 맞는 음악을 제대로 선정하기 위해 3개의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웠다. 상황에 따라 다른 음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감상이력을 분리해서 축적시킬 수 있다. 가령 운동할 때, 공부할 때, 조카에게 들려줄 때 음악이 다 다를 수 있다. 이 이력을 분리해서 쌓을 수 있다.

플로는 첫 화면에 차트가 아닌 개인 취향 분석에 따른 추천 플레이리스트를 배치한 것과 동시에 업계 3위로 자리를 잡았다. 이후 멜론, 지니, 벅스 등 기존 사업자들이 추천 기능을 강화하는 등 플로가 업계 변화를 이끌고 있다.

김순원 드림어스컴퍼니 뮤직서비스부문장은 “AI스피커가 대중화되고 AI 기술과 사물인터넷 기술 발전으로 콘텐츠를 이용하는 행태가 음성검색으로 바뀐 것이 이런 변화를 불러온 큰 요인이었다”며 “플로 이용자들은 미처 알지 못했던 취향의 아티스트나 음악을 알아가는 소소한 즐거움에 만족도가 높은 편이고 AI 기반 추천 플레이리스트 외에도 상황, 분위기, 날씨 등 다양한 환경에 어울릴만한 휴먼 플레이리스트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플로는 지난해 12월 월간 실사용자 수가 138만405명, 지난 1월에는 169만명으로 개인화 서비스 출시와 동시에 단번에 3위로 올라섰다. 지난달 현재 플로의 이용자 수는 154만9387명이다. 지난달 기준 1위 플랫폼인 멜론의 월간 실사용자 수는 417만2236명, 2위인 지니는 219만559명이었다.

1위 음원 플랫폼인 멜론은 지난달 25일 모바일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기존 멜론 차트를 실시간차트, 장르 핫트랙, 시대별 차트, 멜론DJ 인기곡, 검색 인기곡 등 다양화했다. 또 감상 경험 기반 서비스인 멜론 DJ를 강화했다.

지니뮤직은 앞서 지난해 11월 사용자가 원하는 시간대에 말을 걸고 음악을 들려주는 AI 음악 큐레이션 서비스 ‘뮤직브런치’를 선보인 바 있다. 뮤직Q를 통해서는 감상이력을 바탕으로 음악라디오채널을 자동으로 제시한다. 네이버뮤직과 통합한 바이브의 경우 AI가 사용자 취향과 주변 맥락을 고려해 좋아할 만한 곡을 추천한다.

일각에서는 이런 비차트형 정책이 유튜브 프리미엄과 애플뮤직의 방식을 채용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애플뮤직에 가입하면 좋아하는 장르와 아티스트를 먼저 고르게 하는데 플로도 이런 방식을 택하고 있다. 넷플릭스 역시 이런 방식을 사용해서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추천하고 유튜브 역시 시청한 영상을 기반으로 좋아할만한 연관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방식으로 인기를 얻었다. 이런 방식이 음원 플랫폼에도 적극적으로 적용되는 모습이다.

다만 이런 큐레이션이 맞지 않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있다. 송아무개씨는 “집중을 잘 하기 위해 몇 번 음악을 들었는데 자꾸 뉴에이지를 추천한다”며 “평소에는 뉴에이지를 좋아하지 않고 다만 '집중이 잘되는 음악' 항목을 자주 들었을 뿐인데 내 취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송씨는 “음악을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음악 취향이 확고한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느냐”며 “기분에 따라 이런 음악을 듣고 싶기도 하고 또 다른 음악을 듣고 싶기도 한 것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모르는 음악 추천은 매우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음원 플랫폼 관계자는 “AI 기반 추천 기술은 오히려 음악 취향이 확고하지 않은 이들에게 더 유용한 기능이 될 것”이라며 “기술이 고도화할수록 취향을 더욱 정교하게 분석해 이용자가 본인이 몰랐던 취향을 알게 되고 따로 검색하지 않아도 끊임없이 그에 맞는 음악이 추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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