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대형 그릴과 중앙 두르는 일직선 등 고루한 이미지 벗어나
정지 상태에서 엔진음 안 들릴 정도로 뛰어난 정숙성 확보
제네시스 G90에는 젊은 세대 감성이 배어 있다. 대형 세단에다가 기함 모델이지만 쓸데없이 무게만 잔뜩 잡지는 않는다. 이상엽 제네시스 디자인담당 전무가 지난해 제네시스 G90 미디어 프리뷰 행사에서 “독창성과 자신감을 드러내는 데 중점을 뒀다”고 강조한 것처럼 G90에는 그동안의 사장님차에서 느낄 수 없는 개성이 뚜렷하다.
G90의 개성은 외관에서 두드러진다. 큼지막한 다이아몬드 모양의 그릴이 전면부에 떡하니 자리 잡고, 그릴 양옆으로 각각 4개의 램프로 구성된 헤드램프가 박혀있다. 특히 헤드램프 중간을 가로지는 일직선은, 헤드램프를 삐져나와 측면의 방향지시등, 후면의 리어램프와 연결성을 띈다. 차량을 수평으로 두르는 이 일직선과 대담한 전면 그릴이 만들어내는 외관은 차량 탑승자가 고루할 것이란 이미지를 벗겨준다.
지난 4일 제네시스 G90 5.0 가솔린 모델을 타고 서울~평창을 왕복했다. 약 300㎞ 거리였다. 차량에 올라타니 개성 넘치면서도 천박스럽지 않은 이미지가 내관에서도 이어졌다. 운전석 문을 열자 차량 시트가 자동 조절되며 운전자를 맞이했다. 차량 내관에서는 특히 통일성이 강조된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 디자인이 눈에 띄었다. 단순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였다.
차량에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을 밟으니 묵직한 차량이 천천히 미끄러져 나갔다. 저속 주행 시에도 5.0ℓ크기 엔진의 힘이 느껴졌다. 가속페달 반응은 민첩하면서도 급하지 않았다. 감속페달 역시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한 느낌으로 타이어를 잡아줬다.
시승차인 G90 5.0 가솔린 모델에는 타우 5.0 V8 GDi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 425마력에 최대토크 53.0㎏‧m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고속도로위에 올라 가속 페달을 쑥 밟으니 차량은 가속으로 보답했다. 단번에 치고 나가는 느낌 대신 빨랫줄처럼 쭉 뻗어나가는 느낌이 강했다.
무엇보다 차량의 정숙성만큼은 흠잡을 데 없었다. 정지상태에서 시동을 걸면 엔진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속도에서도 차량은 흔들림 없었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도 거의 완벽하게 차단됐으며, 풍절음도 없었다. 다만 조향이 크기와 무게에 비해 다소 가볍다는 느낌은 들었으나 크게 신경 쓸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G90에는 첨단 주행 편의‧안전 기능도 대거 탑재됐다. G90의 모든 트림엔 ▲차로 유지 보조(LFA)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RCCA)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안전 하차 보조(SEA) 등 기능이 기본 탑재됐다. 특히 NSCC는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빛을 발했다. 가속페달과 감속페달을 쉴 새 없이 교차해 누르는 대신 차량이 스스로 속도를 줄이고 앞 차량에 따라붙는 걸 대신했다. 핸들에서 잠시 손을 떼고 음료를 마시기도 수월했다.
G90는 3.8 가솔린, 3.3 터보 가솔린, 5.0 가솔린 등 세 가지 모델로 꾸려졌다. 판매가격은 3.8 가솔린 모델 7706만~1억995만원, 3.3 터보 가솔린 모델 8099만~1억1388만원, 5.0 가솔린 모델 1억1878만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