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영업이익 8249억원으로 전년比 21.2%↑···올해 영업이익률 4% 이상 달성 목표
美 세타2 엔진 등 품질 문제와 中 실적 악화는 전망 어둡게 하는 요소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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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는 올 1분기 824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시장 전망치를 소폭 웃돌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영업이익이 21.2%나 증가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공언한 것처럼 ‘V’자 반등의 초석을 다졌다. 매출과 당기순이익, 영업이익률 등 전반적인 실적이 모두 개선됐다.

그러나 현대차가 스스로 세운 목표 달성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수익성은 다소 회복됐으나 전체 판매가 감소했고, 중국 시장은 마찰 없는 미끄럼틀을 타는 중이다. 또 미국 시장에서 논란 중인 세타2 엔진, TRW 에어백 결함 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현대차는 24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올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는 컨퍼런스콜을 열고 매출액 23조9871억원, 영업이익 824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9% 늘었고 영업이익도 21.2%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0.4% 증가한 9538억원으로 집계됐다. 당초 시장이 현대차 실적을 매출액 23조2320억원, 영업이익 8120억원, 당기순이익 7620억원으로 예상한 것을 고려하면, 시장 예상치를 모두 상회했다.

◇ 바닥 찍고 수익성 회복 첫걸음

현대차는 지난해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4222억원으로, 지난 2010년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한 이후 최저 연간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3분기에는 어닝쇼크와 함께 영업이익률 1.2%를 기록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매출은 유지하면서도 영업이익이 감소해 수익성 확보에 비상등이 켜졌다.

현대차는 올 1분기 반등에 성공하며 수익성 회복을 위한 첫 걸음을 뗐다. 세계 시장에서 판매는 1049만대에서 1021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7% 규모가 줄어들었지만,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6.9%, 21.2% 증가했다.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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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문별로 보면 자동차 부문에서 약진했다. 자동차 부문 매출액은 18조60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26.8% 증가한 5070억원을 기록했다. 이철곤 현대차 IR 담당(상무)은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 판매가 늘었으며, 코나, 싼타페 팰리세이드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확대가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현대차는 금융 부문과 기타 부문에서도 고르게 성장했다. 금융부문의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1.8%, 영업이익은 54.3% 늘었으며, 기타 부문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0.8%, 53.8% 증가했다.

다만 판매 확대를 위한 판매 관리비 지출은 다소 늘어났다. 현대차는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0.8% 늘어난 3조880억원을 판관비로 사용했으며, 급여 부문은 큰 변화가 없었으나 마케팅, 판매보증비, 경상연구비 등의 지출이 모두 확대됐다.

◇ 美 세타2 엔진 등 품질 문제, 中 실적 부진···아직은 불안한 향후 전망

현대차는 미국, 유럽, 인도 등 주요 시장 성장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신차를 통한 시장 확장 계획을 밝혔다. 올해 신형 쏘나타 출시에 이어 하반기 제네시스 G80, GV80, 경형 SUV 베뉴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올해 4%의 영업이익률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SUV 확대 전략은 앞으로도 지속된다. 현대차의 지난해 1분기 SUV 판매 비중은 34.4%에서 올해 37.9%로 4.5% 포인트 올랐는데, 하반기에도 베뉴와 제네시스 GV80 등 SUV 신차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SUV 판매 비중은 지난해 약 45%에서 올해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미국에서 논란 중인 세타2 엔진 리콜 문제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미국도로교통국(NHTSA)의 세타2 엔진 결함 조사가 막바지에 달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며, 검찰 또한 조사 중인 사안이라 과징금과 함께 형사처벌 가능성도 존재한다. 세타2 엔진이 현대차 볼륨 모델에 대량으로 탑재된 만큼, 리콜 비용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에 장착된 TRW 에어백 결함도 걸림돌이다.

또 자꾸만 후진하는 중국 시장도 현대차 전망을 어둡게 한다. 현대차는 올 1분기 중국 권역에서 13만1000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16만3000대와 비교해 19.4% 판매가 고꾸라졌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논란 이후 제동 없는 하락세를 보이는 중이다. 올 1월에는 베이징 1공장을 폐쇄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 부사장은 “현재 중국은 경기 둔화와 소비심리 침체로 상황이 좋지 않다. 현대차는 가동률 제고와 수익성 확보를 위해 1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면서 “향후 1공장 운영방안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종합적인 운영 방안을 검토 중이며 적극적인 친환경차 상품 출시와 원가 경쟁력 강화를 통해 중국 시장에서 체질개선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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