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 대표 “자본 자신 없었다면 시작하지 않았을 것”
60.8% 지분 보유···금융주력자’ 지위 획득이 ‘관건’

28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비바리퍼블리카에서 열린 '토스뱅크' 기자회견에서 이승건 대표가 사업소개를 하고 있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가 60.8%, 한화투자증권 9.9%, 외국 투자사 알토스벤처스와 굿워터캐피털이 각각 9%, 기타 투자사가 11.3%의 지분을 갖게 된다./사진=연합뉴스
28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비바리퍼블리카에서 열린 '토스뱅크' 기자회견에서 이승건 대표가 사업소개를 하고 있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가 60.8%, 한화투자증권 9.9%, 외국 투자사 알토스벤처스와 굿워터캐피털이 각각 9%, 기타 투자사가 11.3%의 지분을 갖게 된다./사진=연합뉴스

토스뱅크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제3인터넷전문은행에 출사표를 던진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토스뱅크를 둘러싼 자본력 우려를 일축시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비금융주력자인 비바리퍼블리카가 지분율을 늘리기 위해선 ‘금융주력자’ 지위를 얻어야 하는 만큼 향방은 여전히 미지수다.

◇ 이승건 대표 “토스뱅크는 2세대 챌린저뱅크”···“자본력 걱정 없다”

28일 간편송금 애플리케이션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서울 역삼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토스뱅크 예비인가 신청현황 및 향후 사업방향과 비전을 소개했다.

이날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토스 송금 서비스를 처음 시작했을 때도 어려움이 있었던 것처럼 토스뱅크도 마찬가지다”라며 “토스뱅크도 여러 가지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어려운 시장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금융시장 환경에 꼭 필요한 정답지를 생각해서 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토스뱅크를 ‘포용과 혁신의 챌린저뱅크’이자 ‘2세대 챌린저뱅크’로 정의했다. 그는 “한국 인터넷은행은 1세대와 2세대로 나눌 수 있다”며 “1세대 뱅크는 기존의 은행에서 제공되고 있는 뱅킹 서비스를 간편하고 편리하게 만드는 데 굉장히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토스뱅크가 생각하는 건 2세대 챌린저뱅크에 가깝다”며 “기존 금융권으로부터 소외된 계층을 지원하고 단순히 은행에서 기존에 제공해온 서비스뿐만 아니라 개인의 금융 일반과 관련된 서비스를 폭넓게 제공하는 것이 1세대 뱅크와의 핵심적인 차이점이다”라고 덧붙였다.

사업 지향점과 관련해서 그는 “기존 금융권에서 소외됐던 개인중신용자들, 즉 씬파일러(Thin Filer, 금융이력부족자), 소상공인 등에게 토스가 가지고 있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활용해 정교한 신용평가 모델을 설계하고 동시에 각 개인에 맞는 추천상품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토스뱅크를 둘러싼 자본력 우려에 관해선 “굉장히 자신 있다”는 말로 선을 그었다.

그는 “참여 주주 중 세 곳의 해외 VC(벤처캐피털)은 토스 자체의 이사회 멤버이기도 하다”며 “토스뱅크가 1조에서 2조 가량의 자본을 확충할 계획을 알고도 이들이 컨소시엄에 들어왔다는 건 토스와 토스뱅크 모두에 필요한 만큼 증자를 하겠다는 뜻을 시장에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토스뱅크가 증자를 못해 사업적 손실을 내게 된다면 이중으로 손실을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투자한다는 것은 사실상 토스뱅크가 잘되기 위해서 필요한 자본 확충과 증자에 대해 책임을 지고 투자를 하겠다는 약속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해외 VC 투자로 지분율 변경이 있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 대표는 “지분율은 바뀌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며 “만약 토스가 투자 유치를 한다면 주요 주주가 토스뱅크에 출자하고 토스에도 출자하는 구조가 될 것이기 때문에 토스뱅크의 지분율은 여기서 크게 변동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 자본력 우려 일축했지만 ‘금융주력자’ 지위 획득은 여전히 미지수

그럼에도 여전히 토스뱅크를 둘러싼 우려는 남아있다. 바로 비바리퍼블리카의 지분율을 결정할 관건인 ‘금융주력자’ 지위 획득 여부다.

이날 이 대표는 ‘금융주력자’ 지위 획득과 관련해 “이미 사업 대부분이 금융위에서 규정하는 금융업에 해당하는 매출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금융과 관련된 사업을 계속 전개할 예정이며 금융 분야 매출 역시 증가 추세인 상황에서 비금융주력자로 판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토스는 이번 예비인가를 신청하면서 토스를 금융주력자로 명시했지만 현재까지는 비금융주력자인 ‘전자금융업자’로 등록돼 있어 최대 지분율이 34%에 불과하다.

컨소시엄이 밝힌 토스뱅크의 주주 현황은 비바리퍼블리카가 60.8%, 한화투자증권·한국전자인증 등 국내 주주가 19.9%, 해외 VC들이 19.3%의 지분율로 구성돼 있다.

만일 금융당국이 토스를 금융주력자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비금융주력자로서 토스가 가질 수 있는 최대 지분율은 34%로 제한돼 컨소시엄이 제시한 60.8%의 지분 보유는 불가능하다.

앞서 신한금융지주와 현대해상 등 유력 주주들의 불참으로 주주 구성이 원점으로 돌아갔던 것처럼 지분율을 채우기 위해 또 다시 주주들을 물색해야 할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토스의 금융주력자 지위 획득을 두고 회의적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토스는 직접 금융 상품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여러 금융회사와 제휴해 각종 금융상품을 중계하며 수익을 낸다”며 “금융 라이선스도 없는 ICT 기업은 산업자본에 가까운데 어떻게 인터넷은행 지분율을 60% 이상 가져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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