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대어 실종 우려 확산···이랜드리테일·교보생명도 ‘오리무중’
IPO 대어 실종 우려 확산···이랜드리테일·교보생명도 ‘오리무중’
  • 황건강 기자·CFA(kkh@sisapress.com)
  • 승인 2019.03.2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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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IPO·수요부진·FI 대응 변화···상장 계획 변경 사유 제각각
“올해 상반기, 공모 시장 대어 실종 상태 지속될 것”
올해 상장시장을 주름잡을 대어급 기업들이 일제히 상장 계획이 변경하면서 올해도 대어급 종목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상장작업을 추진했던 현대오일뱅크는 프리IPO를 통해 아람코에 지분 19.9%를 매각하면서 상장을 연기했다. 한국리테일홈플러스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홈플러스 리츠)는 기관 수요예측 부진 속에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이랜드리테일과 교보생명의 상장은 재무적투자자(FI)들의 투자회수와 관련한 상황 변화로 언제 상장할지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사진=연합뉴스
올해 상장시장을 주름잡을 대어급 기업들이 일제히 상장 계획이 변경하면서 올해도 대어급 종목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상장시장을 주름잡을 대어급 기업들이 일제히 상장 계획을 변경하면서 올해도 대어급 종목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초만 해도 조 단위 공모 규모의 신규 상장사들이 다수 거론됐으나 1분기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연내 상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한곳도 없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장 시장에서 조 단위 공모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던 종목들이 모두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부터 상장작업을 추진했던 현대오일뱅크는 프리IPO를 통해 아람코에 지분 19.9%를 매각하면서 상장을 연기했다. 한국리테일홈플러스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홈플러스 리츠)는 기관 수요예측까지 진행했으나 수요 부진 속에  지난 14일 유가증권시장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올해 초 상장시장을 달굴 대어급 상장사들의 계획 변경은 이 뿐만이 아니다. 직간접적으로 벌써 4차례나 상장시장에 이름을 올렸던 단골 손님 이랜드리테일은 다시 한번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또 다른 조 단위 대어로 기대를 모았던 교보생명 역시 시점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랜드리테일과 교보생명의 상장은 재무적투자자(FI)들의 투자회수와 관련된 상장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두곳 모두 상황 변화 속에 상장 일정도 영향을 받았다. 이랜드리테일은 자사주 매입 형식으로 FI들에게 투자금을 돌려주기로 하면서 상장은 추가 옵션이 돼 버렸다. 반면 교보생명은 FI들과 협상이 법정싸움으로 번지면서 언제 상장할지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랜드리테일, 상장 없어도 FI 투자금 회수 가능

이랜드리테일은 지난 22일 FI들에게 기업공개 대신 자사주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투자금을 돌려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FI들에게 투자금 회수 경로를 열어주기 위해 추진하던 상장절차는 미뤄지게 됐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 2017년 프리IPO를 진행하고 재무적투자자들에게 이랜드리테일 지분 47%가량을 넘기는 대신 4000억원 가량을 조달했다. 이 자금의 상환 날짜는 오는 6월 19일이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늦어도 6월초까지는 상장을 마칠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재무적 투자자들과 지분을 매입하는 것으로 협상을 마쳤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매입 절차가 우선이라며 현재 국내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상장절차를 밟기에는 일정에 무리가 있었고 6월19일 이후 향후 상장 계획과 관련해 다시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이랜드리테일이 다시 상장 절차를 밟을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시장에서는 언제가 될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실적으로 영업이익 2400억원 가량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 데다가 FI들의 투자금을 돌려주고 나면 상장을 추진할 필요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여기에 과거에도 상장을 철회한 뒤 다시 상장 카드를 꺼내드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는 점도 연내 상장 가능성을 낮추는 요소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 2006년과 2011년에도 상장을 전제로 투자를 받았지만 상장하지 않고 투자금을 돌려주면서 마무리했다. 

이랜드리테일이 FI들에게 투자금을 돌려주는 협상을 마치면서 상장 필요성이 줄었다면 교보생명은 FI들과 협상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이 상장 일정을 어둡게 하고 있다. 

◇FI들과 중재 절차···교보생명, 연내 상장 어려울 수도

교보생명은 지난해 12월 정기 이사회에서 상장을 결의했다. 오는 2022년 도입이 예정된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맞춰 자본을 확충할 필요가 있지만 그보다는 교보생명 지분 24.01%를 들고 있는 FI들의 투자금 회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상장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문제는 이들 FI들과 주당 매입 가격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FI들은 지난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 보유 지분을 주당 24만5000원에 매입했다. 여기에는 2015년 말까지 상장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신 회장 개인에게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이 부여됐다. 그러나 교보생명은 상장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이 때문에 FI들은 지난 2018년 10월 풋옵션을 행사했다. FI들이 생각하는 풋옵션 행사 가격은 주당 40만9000원으로 신 회장이 생각하는 매입가 보다 두배 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은 현재 국내 증시에서 보험사들이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점을 감안하면, 상장하더라도 FI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FI들은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신청을 냈다. 중재 절차에는 1년 가량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예상이 나온다. 상장을 위해서는 주주 간 갈등이 해소돼야 하기 때문에 교보생명 상장 역시 올해 안에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장시장에서 기대하던 대어급 상장사들이 서로 다른 이유로 계획을 수정하는 상황이라며 새로운 대어급 상장사가 나타난다 해도 상장 절차를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에도 공모 시장내 대어 실종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건강 기자·CFA
금융투자부
황건강 기자·C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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