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은행, 스타트업 중심·혁신성 우위
키움은행, 대형사 중심·자본력 강점

토스 진영에는 스타트업이 대거 포진한 반면 키움은행 쪽에는 SK텔레콤 및 11번가 등 기존 업계 강자들이 참여해 ‘혁신성 대 자본력’ 구도가 형성될지 주목된다./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토스 진영에는 스타트업이 대거 포진한 반면 키움은행 쪽에는 SK텔레콤 및 11번가 등 기존 업계 강자들이 참여해 ‘혁신성 대 자본력’ 구도가 형성될지 주목된다./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일주일 앞둔 가운데 예비인가에 도전하는 업체들의 컨소시엄이 ‘토스은행’과 ‘키움은행’ 2파전으로 흘러가면서 양대 컨소시엄의 특징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토스 진영에는 스타트업이 대거 포진한 반면 키움은행 쪽에는 SK텔레콤 및 11번가 등 기존 업계 강자들이 참여해 ‘혁신성 대 자본력’ 구도가 형성될지 주목된다.

◇ 토스은행 vs 키움은행 2파전…‘스타트업 對 대형사’ 구도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핀테크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와 신한금융이 주축이 된 일명 ‘토스은행’ 컨소시엄과 키움증권·하나금융·SK텔레콤 등으로 이뤄진 ‘키움은행’ 컨소시엄은 구체적인 구성원을 검토 중이다.

토스은행은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이뤄진 연합군이다. 컨소시엄의 주축인 비바리퍼블리카 뿐만 아니라 ‘캐시노트’를 통해 간편 회계서비스를 만들어낸 ‘한국신용데이터’, 온라인 패션쇼핑몰 ‘무신사’, 호스팅 업체에서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거듭난 ‘카페24’, 모바일 부동산 중개서비스 업체 ‘직방’ 등이 최종 참여를 검토 중이다. 토스은행은 다양한 스타트업과 전자상거래 업체를 중심으로 진영을 꾸릴 전망이다.

키움은행은 키움증권과 하나금융, SK텔레콤 등 기존에 알려진 대형사들이 참여했다. 키움은행 컨소시엄 합류가 유력시되는 11번가 역시 SK텔레콤이 대주주로 지분 81.8%를 보유하고 있으며 온라인 쇼핑몰 시장의 강자로 꼽힌다. 금융·통신 분야 대기업이 가세하면서 대형사 중심으로 컨소시엄이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 토스은행 ‘혁신성’ vs 키움은행 ‘자본력’…각기 다른 강점 내세워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가 토스은행과 키움은행 양강구도로 흘러가면서 두 컨소시엄 간 뚜렷한 차이가 두드러진다. 토스은행은 스타트업 중심으로 혁신성을 강조한 반면 키움은행은 기존에 알려진 대형사들이 주축이 되면서 노련한 시장경험 및 자본력을 앞세우고 있다.

금융시장에 혁신을 유도하는 ‘메기’ 역할로는 토스은행이 키움은행에 비해 비교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내 간편송금 1위 사업자로 핀테크 업계의 혁신을 이끈 비바리퍼블리카가 1대 주주로 나선 데다 모바일 기반 전자상거래 업체를 여럿 끌어모았다는 점에서 토스은행은 ‘젊은 은행’, ‘핀테크 은행’으로 인터넷전문은행에 걸맞은 장점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융위가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심사 기준으로 혁신성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는 만큼 대형사들로 구성된 키움은행 컨소시엄은 혁신성 측면에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은행업에서 필수적인 자본력 측면에선 키움은행이 유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토스은행 진영은 키움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취약하다. 현재 토스은행은 비바리퍼블리카가 대주주가 돼 보유할 수 있는 최대 지분율(34%)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자본 여력이 녹록지 않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의 최소 자본금은 250억원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은행업을 벌이기 위해선 수년 안에 자본금을 1조원 이상 쌓아야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하다.

앞서 2017년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한 케이뱅크도 자본확충에 난항을 겪으면서 대출 중단과 재개가 반복돼 자본건전성 우려가 이어졌다. 케이뱅크의 자본금은 현재 약 4775억원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선례로 미뤄봤을 때 안정적인 은행업을 위해선 비바리퍼블리카가 수년 안에 최소 3000억원 이상을 투자해야 하는데 토스은행 측이 이만한 자본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반면 키움은행의 1대 주주인 키움증권은 13년 연속 주식위탁매매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3분기 기준 자기자본 규모는 9000억원을 웃돌았다. 2대 주주인 하나금융지주 역시 4대 금융지주 중 하나로 지난해 4분기 기준 2조240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2005년 지주사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혁신성과 자본력 등 제3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필요한 다양한 조건을 고르게 고려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심사 자체는 외부 위원들이 주축으로 위원회가 따로 열리고 거기에서 자세한 심사가 이뤄진다”며 “자본력 및 사업계획의 혁신성, 안정성 등 모두를 고르게 심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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