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2006년 이후 최저될 듯
잠실엘스, 지난달 ‘거래無’…3개월 만에 2억원 하락
강동·위례 입주물량 여파 피하지 못할 듯

6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의 아파트 매매 거래현황에 따르면 송파구는 지난달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77건을 기록했다. 이는 주택 매매 실거래가 신고제가 도입된 2006년 이후 최저치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송파헬리오시티’ 전경 / 사진=시사저널DB

서울 송파구의 아파트 시장이 거래가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송파구는 문정법조타운, 잠실MICE복합단지, 위례신도시 등 각종 개발호재로 부동산 시장에서 승승장구해 왔다. 하지만 정부의 잇따른 규제와 단기간에 급등한 아파트값은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 강동·위례 등에서 쏟아질 대규모 입주물량은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는 요소다.

6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의 ‘아파트 매매 거래현황’에 따르면 송파구는 지난달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77건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해 동기(878건) 대비 21.2%나 감소한 수치다. 부동산거래 신고기간이 계약일로부터 30일 내인 점을 감안하면 소폭 늘어날 가능성도 있지만 100건을 넘기기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만약 100건을 넘지 못하면 송파구의 거래량은 주택 매매 실거래가 신고제가 도입된 2006년 이후 최저 거래량이 된다. 최악의 거래절벽이 올해 도래되는 셈이다. 침체 여파는 송파구내 주요 단지도 피해가지 못했다.

잠실 한강변 랜드마크로 꼽히는 ‘잠실 엘스’(5678가구)는 거래량(실거래 기준)이 지난해 7월 14건이 거래된 이후 8월 들어 7건으로 급감하더니 9월에는 3건으로 줄었다. 가을 성수기인 10월과 11월에도 거래가 각각 2건, 1건에 그쳤다. 지난달에는 한 건도 없었다.

수요가 줄어들면서 아파트가격도 하락국면을 맞고 있다. 전용 59㎡의 호가는 지난해 11월 15억2750만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현재 13억원 초반까지 떨어졌다. 중위값(중간 가격) 역시 지난해 1월(13억8500만원)보다 약 1억원 가량 하락한 올해 1월 12억9750만원을 기록했다.

최근 1년간 송파구 아파트 매매거래 추이 및 잠실엘스·헬리오시티 가격 변화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전문가들은 정부의 잇딴 규제 여파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조은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지난해 8·27 부동산대책을 시작으로 9·13대책, 9·21대책까지 잇따라 발표한 이후 잠실엘스에도 이상 현상이 감지되기 시작했다”며 “종합부동산세·주택담보대출 등 고가1주택에 대한 규제강화도 잠실 부동산 시장 침체에 한 몫 했다”고 말했다.

미니신도시급 단지로 주목 받았던 ‘헬리오시티’(9510가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헬리오시티의 분양권과 입주권은 지난해 1월 23건이 거래됐지만 올해는 단 4건(준공 전·후)에 불과하다. 소유권 이전 등기 후에 거래되는 일반적인 매매 역시 한 건도 없다. 약 1만 가구에 달하는 거대 입주물량이 공급과잉현상을 초래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송파구의 핵심업무단지로 부상 중인 문정지구 내 신축 아파트들도 약세다. 2016년에 준공된 ‘송파파크하비오 푸르지오’는 지난해 1월에만 11건이 거래됐지만 올해는 단 한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위례신도시(송파권역) 부동산시장도 넘쳐나는 물량 앞에 무너지고 있다. ‘위례신도시 송파푸르지오(2015년 입주)’는 현재까지 단 한 건의 거래(2월 말 기준)도 성사되지 못했다.

위례신도시 내 한 부동산 관계자는 “불과 1~2년 전만 해도 위례신도시 아파트를 찾는 주택수요가 넘쳐났지만 매물을 찾아보기가 어려웠다”며 “요즘도 매물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매수희망자들마저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거래가 완전히 멈춰섰다”고 설명했다.

송파권역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주변 지역에서 대규모 입주물량이 대기하고 있어서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송파구 바로 옆에 위치한 강동구에서만 7개 단지, 1만1051가구가 새 주인을 맞이할 채비를 하고 있다. 이는 2009년 이후 강동구의 최고입주물량이다.

위례신도시 내 공동주택의 분양도 악재로 꼽힌다. 이곳에서는 올해 5개 단지, 3346가구가 분양을 준비 중이다. 분양 후 보통 2~3년 사이에 입주가 이뤄지므로 공급과잉현상이 장기화 우려도 점쳐진다.

조 팀장은 “위례신도시 내에 남아있는 분양물량이 많지 않은데다가 이미 주변에 생활편의시설이 다량 확충돼 있어 치열한 청약경쟁이 예상된다”며 “아울러 개포주공과 가락시영·고덕주공, 위례신도시 등 강남4구 입주물량이 너무 많아 기존 부동산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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