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순이익 각각 47.7%·78% 상승···ERP 시스템 도입·일부 ‘상품’ 공급 종료 등 분석

안국약품 사옥 전경 / 사진=시사저널e
안국약품 사옥 전경 / 사진=시사저널e

지난해 11월부터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안국약품 수익성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회사 측은 원가 절감을 통한 원가 구조 개선을 수익성 상승의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안국약품은 최근 공시를 통해 잠정 집계된 지난해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안국약품 경영실적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급증한 수익성이다. 실제 지난해 영업이익은 153억6611만4683원으로, 전년대비 47.7% 급증했다. 당기순이익은 145억8416만1567원이다. 78.0% 상승했다.

매출의 경우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다소 적지만 1857억4562만1902원을 달성했다. 전년대비 1.2%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실적은 올해 첫 연매출 2000억원대 돌파를 목표로 할 만한 내용이라는 평가다.

특히, 안국약품의 지난해 전체 경영실적은 3분기 누적 실적과는 명확히 대비되고 있다. 즉, 지난해 4분기 눈에 띄는 호실적을 거둔 것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실적을 보면 1285억7300만원 매출과 65억6400만원 영업이익, 73억원 순이익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대비 4.4%와 30.7%, 13.8%의 감소를 보였다. 

결국 지난해 4분기에만 88억여원의 영업이익과 73억여원의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3분기까지 9개월 동안 달성한 영업이익보다 4분기 3개월 동안 올린 영업이익이 22억여원 많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순이익 역시 9개월 간 수치와 4분기 실적이 엇비슷한 규모다.

안국약품은 지난해 수익성 상승의 원인으로 원가 절감을 통한 원가 구조 개선을 꼽고 있다. 우선 회사 측은 지난해 1월 도입한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을 활용한 것을 강조했다. ERP는 기업 내 생산, 물류, 재무, 회계, 영업과 구매, 재고 등 경영 활동 프로세스들을 통합적으로 연계해 관리하는 시스템을 지칭한다. 

특히 지난해 공장관리에 주력해 의약품 제조 과정에서 ‘수율’을 대폭 높인 것이 영업이익에 도움을 줬다는 안국약품 분석이다. 수율이란 투입 수에 대한 완성된 양품(良品)의 비율을 지칭한다. 양품률이라고도 한다. 불량률의 반대어다. 즉 ERP 시스템을 가동해 제조 과정에서 불량 제품 제조를 최소화하고 양품 비율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분기 안국약품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급증한 것은 가드렛과 가드메트, 레일라 등 ‘상품’의 공급계약이 종료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제약사가 직접 제조하지 않은 품목을 '상품'이라고 한다. 직접 제조하지 않아 원가율이 높을 수 밖에 없는 구도다.

실제 JW중외제약은 지난해 10월 가드렛·가드메트 공동판매 협력업체인 안국약품과 공급계약을 중단하고 단독 판매를 개시했다. 안국약품 입장에서는 직접 제조하지 않은 ‘상품’인 가드렛과 가드메트 공급 중단에 따라 매출은 일부 감소되지만 영업이익에는 순작용을 하게 된다. 가드렛과 가드메트는 DPP-4 계열 당뇨병치료제로, 안국약품은 지난 2016년 7월부터 공급했었다. 레일라는 한국피엠지제약이 제조한 골관절염 천연물신약이다. 안국약품은 역시 지난해 3분기 레일라 공급계약이 종료돼 판매를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안국약품 관계자는 “지난해 수익성 호전을 계기로 올해 매출을 2000억원대로 잡았다”며 “직원들이 매출 달성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서부지방검찰청 식품·의약조사부는 지난해 11월 21일 안국약품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서부지검은 현재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식품·의약조사부의 과거 수사 관행 등을 근거로 리베이트 관련 수사로 추정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확인된 사항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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