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임대료상승 등 '가맹점 악재' 겹친 상황서도 가맹브랜드·가맹본부·가맹점수 5년간 계속 늘어
2018년 가맹브랜드 수 최초로 6000개 넘겨"···개점률보다 폐점률에 관심 둬야"
비(非)프랜차이즈 상황은 더 가혹

최저임금이 16%나 올랐던 지난해, 가맹본사와 가맹본부 간 갈등의 서막이 올랐다. 가맹점주들은 임대료 및 식·자재료값 상승으로 안그래도 수익성이 하락하는 와중에 인건비까지 갑작스레 올랐다며 본사와 정부를 비판했다. 점주들은 각 프랜차이즈 브랜드별로, 혹은 브랜드를 초월해 최저임금 인상 반대와 본사와의 상생 등의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수많은 집회를 열었다. 집회 현장에서 만난 가맹점주들의 목소리는 이 하나였다. "이름만 사장님이지 사실상 노예에요. 이렇게 장사가 힘든 때는 없었습니다." 

그랬던 지난해에 국내 가맹점수는 전년보다 늘었다. 지난해는 가맹점을 포함한 모든 자영업자의 무덤같은 해였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해 자영업 폐업자수가 100만명이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가맹점주고 일반창업자고 자영업자가 줄줄이 망하는 이른바 '100만 폐업의 해'였던 것이다. 

그랬던 2018년 가맹브랜드 수는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21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발표한 '2018년 기준 가맹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전체 브랜드 수는 6052개로 최초로 6000개를 넘었다. 가맹본부는 4882개, 가맹점은 24만3454개로 각각 지난해 대비 5.4% 증가했다. 가맹 사업이 어려웠던 시기였지만, 가맹점이 이전보다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수치=공정위 가맹사업거래 홈페이지,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수치=공정위 가맹사업거래 홈페이지,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가맹점 증가는 비단 지난해에만 잠깐 발생한 이벤트가 아니다. 지난 5년간(2013년~2018년) 가맹본부·브랜드·가맹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가맹본부·브랜드는 1.64배, 가맹점은 1.27배 증가했다. 특히 지난 5년간 가맹점은 연 평균 5.5%의 일정한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013년 19만730개였던 가맹점 수는 △2014년 19만4199개 △2015년 20만8104개 △2016년 21만8997개 △2017년 23만955개 △2018년 24만3454개로 점증했다.  

가맹점수가 늘고있다는 것은 폐점보다 개점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정위 가맹사업거래 홈페이지에서는 프랜차이즈 업종별 개점률과 폐점률(외식·도소매·서비스 등 전체)을 공개하고 있는데, 지난해 전체 프랜차이즈 개점률은 16.57%였다. 시간 범위를 넓게 보면 그간 개점률은 △2015년 18.10% △2016년 16.77% △2017년 17.03%으로 등락을 반복했다. 

개점률이 높다고 해서 가맹본부 수익성이 좋은 것도 아니다. 주요 커피·치킨·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적자가 지속되거나 영업이익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상태다. 공정위 가맹본부 비교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국내 가장 많은 프랜차이즈 보유한 더본코리아(20개)도 매출액 증가율이 -0.45%다. 18개의 가맹 브랜드를 가진 놀부의 매출액 증가율도 -15.64%다. 14개의 브랜드를 가진 이랜드파크 역시 수년째 영업손실을 보고있다. 앞으로 오를 최저임금 역시 가맹산업 확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업황이 안좋다면 가맹점 수가 줄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반대로 늘었다. 왜일까.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창업이라는 게 일반 창업과 프랜차이즈 창업 두 가지가 있다. 프랜차이즈도 지금 힘든 상황이지만 비(非)프랜차이즈들에게는 상황이 더 가혹하다"면서 "이들 비프랜차이즈들이 그나마 노하우 없이도 비교적 쉽게 운영이 가능한 프랜차이즈로 넘어온다. 이 수요때문에 가맹점수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무리 힘들어도 창업은 다 한다. 우리나라가 자영업 말고는 사실상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면서 "결국 중요한 것은 개점률이 아니라 폐점률이다. 개점 수요는 항상 있는 것이고,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바로 나타내는 것이 폐점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밝힌 공정위 홈페이지에 나온 과거 폐점률은 △2015년 10.18% △2016년 9.22% △2017년 10.22% △2018년 9.32%로 9~10% 사이를 넘나들었다. 업계 모두가 폐점률이 큰 폭으로 오를 때를 대비한 대책 강구를 절실하게 외치는 이유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