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플랜트 사업부 송도로 이전
사옥 이전·자산 매각 통해 재무개선 나서
삼성물산·대우건설 등 대규모 인력 감축

국내·외 건설업황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면서 건설사들은 고정비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사옥 이전, 인력 감축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국내·외 건설업황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면서 건설사들이 재정비를 하는 모습이다. 대림산업·대우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은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사옥이나 부진한 사업부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아울러 구조조정을 실시하거나 정규직 채용을 줄이는 등 인력 감축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림산업·대우건설·금호산업, 사옥 이전·부동산 자산 매각

20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최근 수년째 적자를 내고 있는 플랜트 사업부를 이전하기로 확정했다. 플랜트 사업부는 서울 광화문 ‘D타워’를 떠나 인천 송도 ‘IBS타워’로 상반기 중 이전할 계획이다. 대림산업은 IBS타워 이전으로 인해 임대 관련 비용을 기존보다 절반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의 플랜트 사업부는 최근 5년간 1조원 이상의 누적적자를 기록한 이후 임원 축소와 인력이동, 무급휴직 등 자구노력을 해왔으나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말 ‘비상경영 체제’를 돌입했고 사업부 이전을 검토해 왔다. 해외수주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실적 개선 가능성도 크지 않아 고정비 축소라는 자구책을 선택한 것이다.

대우건설 역시 경영이 악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재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존 종로구 신문로 사옥을 떠나 을지로4가 ‘써밋타워’로 새 둥지를 틀 예정이다. 써밋타워는 대우건설이 종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6-3구역에 짓고 있는 지상 20층~지하 8층, 2개 동 규모 프라임 오피스 빌딩이다.

현재 대우건설은 6-3구역 사업에 지분 33%를 투자해 면적 일부의 임차를 10년간 책임지기로 한 상태다. 오는 4월 완공을 앞두고 도심권 오피스 빌딩의 공실률이 높은 상황에서 마땅한 임차인을 찾기가 쉽지 않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시행과 시공에 대우건설이 참여해 금융비용 절감 및 임대료도 기존보다 낮아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우건설은 기존 부동산 자산(빌딩)을 매각해 유동성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해당 빌딩은 앞서 대림산업의 플랜트사업부가 이전을 확정한 송도 IBS타워다. 2011년 8월 준공된 IBS타워는 임대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책임임대차준공 계약을 맺은 대우건설이 연간 100억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대신 지불해 왔다. 현재 DB금융투자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한 이후 관련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금호산업도 지난달 말 서울 광화문 새문안로 금호아시아나 본관 건물에서 나와 종로구 공평동 소재 ‘센트로폴리스’ 빌딩으로 사옥을 이전했다. 금호산업은 지난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그룹에 납부해온 수십억 규모의 임대료 등 고정비용을 낮추기 위해 이주를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본관 건물을 독일계 자산운용사인 도이치자산운용에 4180억원에 매각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3년간 2000여명 감소…“건설 경기 불확실성, 인력 구조조정 확대될 수도”

대형건설사들은 내부적으로도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등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는 모습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3년간 ‘인력개선 구조개선 작업’이라는 이름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해 2000여명이 넘는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대우건설도 명예퇴직과 희망퇴직 상시 운영으로 지난해에만 400여명이 줄었고, 해외 플랜트 부문에서 유급휴직(2개월 단위)도 실시하고 있다.

대림산업 역시 플랜트 부문을 중심으로 창사 이래 처음 무급휴직제를 시행 중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전 부문을 대상으로 무급휴직과 희망퇴직 공고를 내 지난해 말까지 신청을 받았다. 특히 플랜트 사업부는 사무실 이전과 앞으로 3년 동안 임직원 임금동결, 승진 중단, 보직수당 폐지 등을 시행해 인력 감소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다른 대형사들 역시 유휴인력을 다른 부서에 재배치하는 형태로 인력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올해부터 건설경기 하강이 본격화한다는 점이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19년 한국 경제 수정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착공 면적 감소, 부동산 시장 둔화 등 건설경기 둔화 국면이 지속되면서 올해 건설투자는 지난해보다 마이너스 증가폭이 더 커질 전망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부동산 규제 강화로 국내 건설시장은 얼어붙은 데다 토목공사 발주가 줄고 있어 수익창출 통로가 줄어든 상황이다”며 “해외시장 역시 경쟁 심화, 저성장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해 건설사들의 구조조정은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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