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김용균 부모 만나 “생명과 안전, 이익보다 중시하도록 제도 만들어야”
문재인 대통령과 고(故) 김용균씨 부모가 18일 만났다. 작년 12월 11일 김용균씨 사망 사고가 일어난 지 69일 만이다.
김용균씨는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하다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했다. 해당 사업장은 위험 업무의 외주화와 비용 절감 등으로 2인1조 업무가 지켜지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의 두 손을 잡고 포옹을 하며 “많이 힘드셨죠”라고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모든 국민이 마음 아파했을 것이지만 자식 잃은 부모의 아픔을 다 헤아릴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 자리를 빌려서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스물네살 꽃다운 나이의 김용균 씨의 안타까운 사고 소식을 듣고 가슴이 아팠다”며 “특히 첫 출근을 앞두고 양복을 입어보면서 희망에 차 있는 동영상을 보고 더 그랬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더 안전한 작업장, 차별 없는 신분보장을 이루는 큰 계기가 되길 바란다. 꼭 그리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용균씨 부모는 문 대통령에게 용균씨 사고의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을 요청했다.
김미숙씨는 “우리 용균이가 너무나 열악한 환경에서 죽음을 당해 너무 억울하고 가슴에 큰 불덩이가 생겼다”며 “진상조사만큼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대통령이 꼼꼼하게 챙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씨는 “책임자도 처벌할 수 있도록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만들어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용균이 동료들이 더는 죽음을 당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덧붙였다.
김용균씨 아버지 김해기씨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져 더는 동료들이 억울한 죽음을 당하지 않도록 해달라”며 “절대 꽃다운 나이에 목숨을 잃지 않도록 해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면담 후 페이스북을 통해 “슬픔 속에서도 김용균씨의 부모님은 아들과 같은 노동자들의 안전을 당부하셨다. ‘더 이상 동료들이 억울한 죽음을 당하지 않도록 해 달라’고 부탁하셨다.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를 위한 법 제정도 말씀하셨다”며 “그렇게 하겠다”고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은 “생명과 안전을 이익보다 중시하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공공기관 평가 때도 생명과 안전이 제1의 평가 기준이 되도록 하겠다”며 “더 안전한 작업장, 차별 없는 신분보장을 이루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또 문 대통령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도 속도를 내겠다. (김용균 시민) 대책위와 합의된 사항에 대해서는 당도 잘 이행되도록 끝까지 챙겨달라”며 “그래야 용균이가 하늘나라에서 ‘내가 그래도 좀 도움이 됐구나’ 생각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면담에는 김용균씨의 부모와 이모, 직장동료인 이준석씨, 고 김용균시민대책위의 박석운 공동대표와 이태의 공동집행위원장이 참석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김수현 정책실장, 조국 민정수석, 이용선 시민사회수석이 배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박홍근·한정애 의원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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