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영 인터로조 경영지원본부장 인터뷰···“치열해지는 중국 시장, 기술개발·자동화가 핵심”

이웅영 인터로조 경영지원본부장
이웅영 인터로조 경영지원본부장

국내 콘택트렌즈 업계가 중국 시장을 다시금 주목하고 있다. 2011년 이후 매년 20%가량의 매출 신장을 이어오며 전 세계 시장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업체들은 2017년 사드 보복 사태로 타격을 받았지만 지난해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정확한 시장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적게는 8000억원에서 많게는 2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인터로조는 국내 콘택트렌즈 기업 중 매출 1위 업체로 ‘클라렌’이란 브랜드로 알려져있다. 시사저널e는 지난 12일 이 회사 이웅영(50) 경영지원본부장을 만나 중국 콘택트렌즈 산업의 이모저모를 들어봤다.

“중국 시장은 우리나라 시장에 비해 규제 장벽이 낮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불법인 인터넷 판매가 가능하며 앱이나 웹, SNS 등을 통한 파급력이 한국보다 강합니다. 그러다 보니 소비자들이 인터넷을 찾아 보고 직접 고르는 방식이 자리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 본부장은 중국 콘택트렌즈 시장의 특징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유통망에 대해서는 “한국은 안경원이나 병원에서만 팔 수 있지만 중국은 안경원과 병원 외에도 인터넷, 약국, 왓슨스 등에서도 판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덕분에 중국에서는 일반인들도 콘택트렌즈를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온라인 매출 성장세가 돋보인다. 이 본부장은 “예전에는 중국인들이 가짜 제품에 대한 걱정 때문에 온라인 구매를 꺼리는 고객이 좀 있었는데 최근 4~5년간 이같은 인식이 바뀌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지금은 온라인이 매출이 주류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검증되지 않은 제품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중국 식약청은 인허가 기준을 점점 까다롭게 하고 있다. 콘택트렌즈 업계에게는 양날의 검이다. 이 본부장은 “실력없는 업체들은 점점 살아남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콘택트렌즈는 바이오 영역과 연결된 스마트렌즈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만한 부문이기도 하다. 

“현재 콘택트렌즈는 보는 기능과 색깔만 있다면 앞으로는 바이오, 제약과 연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콘택트렌즈를 통해 신체 진단, 시약이 가능하게 되는 겁니다. 기존 렌즈 산업은 우리가 따라가는 측면이었다면 바이오 접목 렌즈 산업은 우리가 선도해 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연합뉴스

콘택트렌즈는 사용기간에 따라 6~8개월 가량 착용하는 장기 렌즈와 하루나 2주, 1달 간 착용하는 단기 렌즈로 구분된다. 단기 렌즈 중 하루만 착용하고 버리는 렌즈는 ‘원데이 렌즈’라고도 불린다.

우리나라나 일본, 선진국은 원데이 렌즈 시장이 중심인 반면 개발도상국 등 후발 시장은 장기 렌즈 시장부터 성장을 시작해서, 단기, 원데이 렌즈로 확대되는 형태다. 중국은 후발 시장이지만 독특하게도 장기, 단기, 원데이 렌즈 시장이 함께 성장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중국은 아직은 원데이 중심 시장은 아니다. 단기 렌즈 비중이 좀 높으면서 원데이 렌즈 성장률이 빠르다”며 “글로벌 메이저 회사들이 전 세계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업체들이 ODM 시장의 20%를 점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로조는 2006년 합작법인 형태로 중국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2016년 자기브랜드를 출시, 그해 매출액 14억원, 2017년엔 23억원을 기록했다. 이 본부장은 “우리 회사의 경우 중국 시장은 방송인 수지 브랜드를 비롯한 한류 마케팅과 스마트렌즈를 통해 공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인터로조는 지난해 9월 이후 주가가 30% 가량 떨어졌다.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주주들의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이 본부장은 “영업이익률이 20% 이상이었지만 투자자들의 기대는 더 높았다. 2017년 4분기부터 1년간 부진했는데 이 기간 기술축적 등 내부정리를 마무리했다. 올해부터는 가시적 성과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콘택트렌즈 업계가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 본부장은 기술개발과 자동화를 꼽았다. 그는 “인터로조의 경쟁사인 대만 업체는 인건비가 훨씬 저렴하다”며 “정부시책에 따라 최저임금은 지켜야하지만 우리나라 인건비가 비싼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글로벌 메이저사 수준으로 공장 자동화율을 높여 인건비를 줄이고 원료 제조 등 기술적인 측면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지금도 한국 회사 중에서는 가장 잘하고 있지만 글로벌사에 비하면 부족한 면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환율변동에도 아직 취약한데 컨트롤 능력을 키워나갈 겁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