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운전자들 운전연습 및 부주의한 이용 많아 사고 잦아···연간 대물배상 교통사고 발생률 개인용보다 11배, 대여차보다 6배 높아
이용자가 사고 사실 숨기면 업체가 파악하기 어려운 ‘비대면 서비스’ 한계

이미지=셔터스톡
이미지=셔터스톡

# 2017년 4월 면허를 취득한 문아무개(25)씨는 면허를 취득한 지 1년이 넘은 이듬해 12월에 한 카쉐어링 서비스로 운전연습을 하던 중 골목길에 주차돼 있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원칙대로라면 업체에 사고 소식을 알린 뒤 보험을 통해 사고를 처리해야 했으나, 문씨는 오토바이 주인과 30만원에 개인 처리를 하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이후에도 벽을 긁는 등 작은 사고가 있었으나 직접 카센터에 방문해 개인적으로 사고를 수습했다. 이런 식으로 문씨는 사고가 몇 차례 있었음에도 서비스 이용에 제약을 받지 않을 수 있었다.

카쉐어링(차량공유) 서비스 가입자 수가 750만명을 돌파하면서 관련 사고도 늘어나고 있다. 미숙한 초보운전자들의 운전연습 및 부주의한 이용이 잦아 사고 방지를 위해 진입장벽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카쉐어링 업체로썬 사실상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쏘카의 회원수는 464만명이다. 쏘카에 이어 엽계 2위인 롯데렌탈의 그린카의 가입자 수는 2월 기준 약 300만명으로 업계 1, 2위를 합하면 국내 카쉐어링 인구는 764만명에 달한다.

이용객이 늘면서 카쉐어링 관련 사고 건수도 증가하는 추세다. 보험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카쉐어링의 대인배상 사고발생률은 2014년 42.3%에서 2016년 43.7%로 1.4%포인트 상승했다. 대물배상 사고발생률 역시 같은 기간 140.1%에서 149.6%로 9.5%포인트 증가했다.

카쉐어링의 사고발생률은 개인자가용이나 기존 렌터카와 비교했을 때도 높은 수준이다. 2016년 기준 개인용 차량 운전자의 한 해 평균 대물배상 교통사고 발생률은 13.8%인데 반해 카쉐어링의 경우 149.6%로 약 11배나 높았다. 렌터카 같은 기존 대여차(24.2%)와 비교해도 약 6배 높은 사고발생률이다.

대인배상 교통사고의 경우에도 카쉐어링의 사고발생률은 43.7%로 개인용(5.3%)과 대여차(9.5%)보다 5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상당수 카쉐어링 서비스는 운전자가 면허를 취득한 지 1년만 지나도 이용 가능하다. 때문에 문씨처럼 면허를 딴 지 얼마 되지 않은 초보운전자들이 운전 연습용으로 카쉐어링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장롱면허 소지자가 운전 연습을 위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로 카쉐어링 사고 발생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20대 및 30대로 나타났다. 주로 초보운전자가 많은 저연령대에서 사고가 잦았다.

보험연구원 측은 “사고 위험이 높은 20대 및 30대가 카쉐어링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30대, 40대 및 50대가 주요 운전계층인 렌터카나 개인용자동차에 비해 사고발생률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업체 차원에서 사고 경험이 있는 운전자들을 걸러낼 수 있는 실질적 방법은 없는 상태다. 카쉐어링이 비대면 서비스를 지향하는 만큼 개인이 마음먹고 사고 사실을 숨긴다면 업체가 이를 발견하고 조치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린카 관계자는 “카쉐어링은 비대면으로 서비스가 이뤄지기 때문에 개인이 사고 사실을 속이려고 하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은 사실이다”며 “업체 측도 이런 문제를 인지하고 있고 사고 예방을 위해 ‘쓰리아웃제’나 패널티 적용 등 문제를 일으킨 운전자를 그린카 회원으로 영구히 가입 못 하도록 하는 등 제재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쏘카 관계자 역시 “회사 차원에서 그런 문제를 100% 방지하기는 어렵다”라며 “관련 문제를 인지하고 있고 문제 발생 시 또는 사전 상시 점검 강화 및 블랙박스 확인 등을 통해 차량 사고나 문제에 대한 확인을 진행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카쉐어링 업체들이 비대면 서비스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이런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한다”며 “이용 빈도가 늘어날수록 관리적 사각지대와 같은 어두운 부분이 커지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어떻게 최소화시키느냐가 사업 확장을 위해 굉장히 중요한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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