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한국GM 지난달 판매량 전년比 19.2%, 35.6%↓···17.6% 감소한 제네시스에도 뒤져
전문가 "제네시스 판매량 역전 현상은 시간문제"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가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에 밀리며 국내 자동차 시장 구도 재편 가능성이 떠오른다. 완성차 두 개 업체가 제네시스 보다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한 것은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후 처음이다. 이번 판매량 역전 현상은 제네시스가 부진한 가운데 발생해 더 관심이 모인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일시적 현상이란 분석과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엇갈린다.

7일 완성차업계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르노삼성과 한국GM은 각각 5174대, 5053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판매량이 19.2% 줄어들었고, 한국GM은 35.6%나 급감했다. 제네시스의 지난달 판매량은 5274대다. 전년 동월 대비 실적이 17.6% 떨어졌음에도 르노삼성과 한국GM에 판매량이 앞섰다.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일각에서는 제네시스가 르노삼성과 한국GM 판매량을 추월하자 국내 자동차 시장 구도 재편 분위기가 감지된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공고했던 현대·기아차, 쌍용차, 한국GM, 르노삼성 등의 국내 5개 완성차 업체 체제가 흔들리는 탓이다. 기존 체제 균열의 근본 원인으로는 르노삼성과 한국GM의 부진이 꼽힌다. 르노삼성은 임단협 난항, 모기업 수장 교체 등 대·내외적 악재에 맞닥뜨렸고, 한국GM은 철수설과 법인분리 논란에 발목 잡혀 지속적인 판매 악화를 겪고 있다.

다만 이번 판매량 역전 현상이 단발성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통상 자동차 업체들에게 연초는 전통적인 비수기 기간이다. 차량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각종 할인 행사가 집중된 연말에 몰리기 때문이다. 르노삼성과 한국GM의 지난달 판매 급감 역시 지난해 12월 할인 공세에 따른 후유증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 출시 등의 변수가 있지만 할인 행사가 비교적 적은 연초에는 판매량 감소가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구도 재편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전망한다. 르노삼성과 한국GM의 내수 부진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데다, 제네시스 상품군이 앞으로 더 확대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제네시스는 현재 G70, G80, G90로 구성된 세단 상품군에 더해 오는 2021년까지 3종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출시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 중대형급 SUV GV80 양산에 돌입하고, 이후 SUV 2종을 추가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총 6만1345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판매량이 8.4% 늘었다. 제네시스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 중이라고 평가받지만, 상품군 확대에 따라 절대적 판매는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SUV 차량 출시는 판매 확대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다. SUV 시장 성장은 세계적 현상으로 국내서도 지난 몇 년 동안 SUV 판매가 급증해왔다.

전문가들은 국내 자동차 시장 구도 변화는 시간 문제였다고 분석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르노삼성과 한국GM이 신차 가뭄 현상을 겪고 있고, 그 와중에 내놓는 차량들의 반응도 신통치 않다”며 “판매량 역전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봤지만 다소 앞당겨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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