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세대교체 차원 관리자급 물갈이 관측···고용창출 통해 체질개선 가능성 대두

삼성 서초사옥으로 한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삼성 서초사옥으로 한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정부여당 인사들과 잇따라 접촉하며 투자 및 일자리 창출과 관련된 공감대를 형성해 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실제로 삼성이 현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일자리 창출 및 투자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는데, 일각에선 채용과 관련해 구조조정 등 일부 물갈이가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근 이재용 부회장의 대외활동에 대해 재계 일각에선 평소 이 부회장의 스타일과 다르다는 해석을 많이 내놓는다. 한 재계 인사는 이 부회장의 “Shy(부끄러워하는)한 스타일인줄 알았는데 요즘 보면 전혀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사실 이 부회장은 원래 책상 앞에 앉아있는 오너 스타일이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과거부터 주요 이슈들에 대해 외부 전문가들과 미팅하며 조언을 구하고 주요 비즈니스 파트너들을 만나왔다. 최근 들어 달라진 것이 있다면 그 활동이 공개적인 일정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어찌됐든 일자리와 투자를 만들어내야 하는 정부로선 국내 최대기업 삼성과의 파트너십이 필수로 여겨지는 상황이다. 특히 일자리 창출은 이재용 부회장과 정부여당 측 만남이 있을때마다 강조돼 온 사안이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30일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장에서 이 부회장을 만나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 줄 것을 당부했다.

허나 아무리 제조업 대기업이라고 할지라도 일자리를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일자리라는 것이 억지로 자리를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과거처럼 무조건 공장만 지으면 고용인원이 확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한 반도체 업계 인사는 “반도체 부문은 단순히 설비투자 등을 늘린다고 인력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공정 자동화 등으로 점점 더 생산인력이 덜 필요하게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삼성 안팎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구조조정이다. 고액을 받는 조직 내 관리자급들에 대해 희망퇴직을 받는 등 구조조정을 하고 그 여력으로 새로운 인재들을 채용해 전체적인 체질개선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 그룹사 인사는 “어차피 삼성의 구조조정은 부분적으로 있어 온 만큼, 이번에 더욱 확실히 인력을 조정해 채용과 세대교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전했다.

다만 지금까지의 전례를 보면 그런 과정이 있다고 해도 큰 진통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상황에 따라 희망퇴직을 받곤 하는데 회사에서 제시하는 조건에 대한 만족도 때문에 회사나 나가는 사람 모두 큰 불만이 없는 편으로 전해진다.

한편 시장에선 채용과 더불어 이 부회장이 어떤 투자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로선 반도체 및 AI(인공지능) 등 신사업분야에서의 M&A(인수합병) 및 공격적 연구개발 투자 가능성 등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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