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황
‘공공의 적’ 된 공공주택
  • 길해성 기자(gil@sisajournal-e.com)
  • 승인 2019.01.24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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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계획 반대 목소리 거세
“의견 수렴 없는 일방적인 발표”
반발 움직임 서울 넘어 수도권 전 지역으로 확대
사업 지연·무산 가능성도
24일 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와 지자체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주택 공급계획이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24일 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와 지자체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주택 공급계획이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정부와 지자체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주택 공급계획이 예상치 못한 암초에 만났다. 후보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아서다. 일부 지역은 사업이 중단되거나 취소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야심차게 준비한 공공주택 계획이 시작 전부터 난관에 봉착한 모습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주민 반대 얼마든지 설득 가능”···강남구·도봉구 등 자치구 반발 거세

24일 서울시는 지난해 말 발표한 ‘8만 가구 공급 계획’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토지수용 등 가용한 방안을 동원해 택지를 최대한 빨리 확보하고 2025년까지 8조원의 재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주택공급혁신 TF’를 구성해 공급계획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26일 ‘공공주택 8만 가구 공급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공급방식은 크게 ▲기존 부지 활용(2만5000호) ▲도심형 주택 공급(3만5000가구) ▲저층 주거지 활성화(1만6000가구) ▲정비사업·노후 임대단지활용(4600가구) 등으로 나뉜다. 이 중 기존 부지 활용 방식을 통한 공급을 최우선적으로 실시한다는 게 서울시의 방침이다.

현재 기존 부지는 강남에서도 노른자 땅이라고 불리는 서울의료원 주차장 부지(800가구)를 포함해 ▲대치동 동부도로사업소 부지(2200가구) ▲강서구 중랑·서남 물재생센터(3220가구) ▲도봉구 성대야구장·월계동 광운 역세권(4130가구) 등이 있다.

지난달 공급계획 발표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은 “다양한 지역 현안과 주민의 욕구를 반영한, 혁신적 공급이 가능하다”며 “주민의 반대를 얼마든지 설득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사회 인프라(SOC)와 커뮤니티 시설 등 주민의 요구를 반영한 시설을 함께 짓기에 반발을 잠재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의 의지와는 달리 공공주택 공급이 계획대로 될 지는 미지수다. 지난달 계획 발표 이후 해당 자치구와 부지 인근 주민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급계획이 의견 수렴 없는 일방적인 조치라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지난 18일 강남구의회는 삼성동 서울의료원부지와 대치동 동부도로사업소부지의 공급계획을 반대하는 ‘지역주민 청원서’를 제출했다. 청원서에는 지역주민 1만명의 서명이 포함됐다. 도봉구도 지난해 말 구청장 명의로 ‘사전 협의가 없었기 때문에 성대야구장에 서울시의 공공주택 공급계획은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반대의견을 제출했다.

강서구 서남 물류재생센터 유휴부지 인근 주민들도 당초 생태공원이 들어설 자리에 공공임대 주택이 들어선다며 강서구청을 통해 반대 의견을 서울시에 전달했다. 다른 부지 역시 주민들의 불만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늘 서울시가 발표한 공급계획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겪이 돼 한동안 진통이 예상된다.

◇사업 무산 가능성도···“공영개발 핵심은 지자체·지역주민 의견수렴”

공공주택 공급에 대한 반발은 서울 외에 수도권 전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다. 시흥하중 공공주택지구 주민들은 ‘일박적인 강제수용 방식은 과도한 재산권 침해’라며 5개월째 반대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이 지역은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9월 21일 발표한 ‘신규 공공주택지구 후보지’ 중 하나다.

또 다른 공공택지지구 후보지인 성남 서현지구, 구리 갈매지구, 남양주 진접2지구, 시흥 거모지구, 인천 검암지구 등의 주민대책위원회로 구성된 연대협의회도 다음 달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주택지구 지정에 대한 공동의견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지정된 3기 신도시도 비슷한 이유로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우 사업 무산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최근 주민들의 반발로 공공주택 공급계획이 중단되거나 취소된 사례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공공택지 지구로 지정된 광명하얀2지구는 현재 사업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광명시는 지구지정을 하기 위해 필수로 거쳐야 하는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회를 구성해 불참하는 등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경기도시공사가 시흥시 신청동에 짓기로 했던 경기도형 공공임대주택인 행복주택은 시흥시의회와 지역주민들의 반발로 지난해 11월 말 백지화됐다. 사업 계획이 확정됐던 행복주택 건립 사업이 취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공영개발에 있어 핵심은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는 것인데 정부와 서울시가 마음이 급했던 것 같다”며 “반발이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성공적인 공급계획을 위해서는 지자체와 주민들을 설득하는 게 급선무”라고 조언했다.

길해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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