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의 풀체인지 '쏘울 부스터’···기존 디젤 모델 사라지고 1.6 터보 모델과 EV모델로 구성
전문가 "대박은 아니더라도 스테디셀러 가능성 있어"

28일(현지시각) 미국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LA 모터쇼에서 공개된 신형 '쏘울'/사진=기아차 제공
2018년 11월 28일(현지시각) 미국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LA 모터쇼에서 공개된 신형 '쏘울'/사진=기아차 제공

 

기아자동차가 박스카 쏘울 살리기에 나섰다. 쏘울은 수출과 내수 실적이 극명하게 갈린다. 수출 실적은 기아차 중 2위지만 국내 시장에선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K9을 되살린 기아차가 올해 쏘울 역시도 판매 부진의 늪에서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이달 말 6년 만에 쏘울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 ‘쏘울 부스터’를 출시할 계획이다. 쏘울 부스터는 1.6 터보엔진과 전기차(EV) 두 종의 상품군으로만 이뤄진다. 기존 디젤 모델은 출시되지 않는다.

신형 쏘울은 ‘쏘울 부스터’라는 모델명에서 유추할 수 있듯 동력성능 향상을 꾀했다. 터보엔진에 응답성을 개선한 터보 차저가 적용돼 고속뿐 아니라, 저중속 구간에서도 운전 재미를 강조했다. 또 서스펜션 최적 설계를 통해 승차감을 향상시키고 조향 시스템을 최적화했다는 게 기아차 측 설명이다.

쏘울은 기아차가 국내 최초로 선보인 박스카형 차량이다. 지난 2008년 출시 이후 2010년까지는 약 2만대 판매량을 유지하며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그러나 2011년부터 하락세가 시작돼 2012년에는 판매량이 약 6000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결국 지난해 판매량은 쏘울 EV를 포함해 2406대 팔리는 데 그쳐 기아차 중 가장 낮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엔 초반 기세부터 다르다. 쏘울 EV가 친환경차 바람을 타고 사전계약과 동시에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친환경차 보급 확대 정책도 호재다. 정부는 올해 친환경차 보조금 지급 규모를 지난해 4만2000여대로 확대했다. 전기차 기준 개별 차량의 보조금 액수는 줄어드는 대신 지원 규모가 늘어난 것이다.

기아차가 지난해 K9 심폐소생에 성공한 것도 쏘울 부활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끔 하는 요소다. K9은 기아차의 대표적 ‘아픈 손가락’이었으나 기아차가 전사적 역량을 기울여 부활시키는 데 성공했다. K9은 지난 4월 6년 만의 풀체인지 모델 출시 이후 매월 1000대 이상의 양호한 판매 실적을 올리고 있다. K9의 지난해 판매량은 총 1만1843대로 전년 579대와 비교해선 판매량이 무려 20배나 늘었다. ‘기아차의 고급차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업계 인식을 뒤집었다.

업계 관계자는 “6년 만에 차량이 새롭게 나온다는 데 의의가 있는 것 같다. 쏘울이 미국 시장에선 선전하는 만큼,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쏘울이 박스카라는 태생적 한계를 얼마만큼 극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쏘울은 기아차의 수출 ‘효자’로 미국 시장에선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서는 애매한 위치 선정 탓에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출현은 쏘울 부진을 가속화했다. 소형 SUV와 비교해 가격에서 강점을 보이지도 않고, 실용성 측면에서도 부각되지 않는 탓이다.

전문가들은 신형 쏘울이 소위 대박은 못 치더라도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쏘울이 풀체인지 돼 나오기 때문에 차량 성능이나 신기술이 소비자 눈높이에 맞고 차별성이 있다면 지속적으로 판매가 늘어나는 스테디셀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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