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D램 가격 하락 불가피…1월중 10% 이상 하락 전망도
올해 반도체 업황 '안개속'…당분간 부진 예상

반도체 업황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 속에 삼성전자가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더구나 1분기는 통상 메모리 업계 비수기로 꼽히는 시기라 주가 약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반도체 업황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 속에 삼성전자가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더구나 1분기는 통상 메모리 업계 비수기로 꼽히는 시기라 주가 약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반도체 업황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 속에 삼성전자가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더구나 1분기는 통상 메모리 업계 비수기로 꼽히는 시기라 주가 약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일대비 1150원(2.97%) 하락한 3만7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락으로 삼성전자는 52주 최저가도 다시 썼다. 삼성전자는 장중 3만745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이날 삼성전자의 약세는 반도체 업황 부진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 1분기 D램 제품의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연말까지 재고가 늘고 수요가 부진한 추세가 이어진 데다 올해 초에도 경기전망이 비관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달에만 D램 가격이 10% 이상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D램 가운데 PC용 주력으로 꼽히는 DDR4 8기가비트 제품의 평균 가격은 지난달 기준으로 7.2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말인 9월에는 8.19달러까지 상승했던 점을 감안하면 한 분기 만에 10% 이상 하락한 셈이다.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도 수요 부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메모리카드 등에 사용되는 MLC 낸드플래시 역시 가격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지난달 MLC낸드플래시의 평균가격은 4.66달러로 1.7% 가량 하락했다. 

D램(4Gb)·MLC 낸드플레시(64Gb) 가격 추이 / 그래프=메리츠 증권
D램(4Gb)·MLC 낸드플레시(64Gb) 가격 추이 / 그래프=메리츠 증권

반도체 시장의 경고등은 수출 부문에서도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반도체 수출액은 8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3% 줄었다. 직전월인 지난해 11월 수출액(106억 달러)과 비교하면 16.9%나 줄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12월 반도체 수출액이 크게 줄어든 이유로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 해소 등 수급 변화 때문"이라며 "데이터 센터 등 대규모 수요에서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황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올해 1월 반도체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2월에도 약세가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반도체 시장의 사이클이 다시 상승 국면에 진입하는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하반기까지는 기다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가 올해 들어 내놓은 보고서에서는 올해 반도체 시장 성장세가 지속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 역시 보고서를 통해 3월까지는 반도체 가격 추가 하락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반도체 업황에 그림자가 드리우자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의 실적 시장전망치(컨센서스)는 매출액 243조원, 영업이익 50조원이다. 2018년 연간 실적 전망치 기준 영업이익 62조원에 비해 24% 가량 수익이 줄어 들 것이란 예상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요 소멸이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일시적 재고조정이라면 업황은 하반기에 빠르게 안정화될 수 있겠지만, 향후 1~2년 간의 자본적지출 계획 변화에 따른 수요 소멸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며 "올해 반도체 업황은 윤곽이 확실하게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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