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월부터 18개월 재임, 평판 좋아…권 차관 재임 중 소폭 예상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최근 차관급 인사에서 살아남은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이 주목 받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18개월 째 재임 중인 그는 부내 평판이 우수한 편이다. 하지만 그가 차관으로 재임 중인 기간에는 고위직 인사가 공석을 메꾸는 소폭이 될 가능성이 전망된다. ​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기획재정부 1·2차관 등 총 16명 규모의 차관급 인사를 단행했다. 전날인 13일 저녁부터 공식적으로 예고됐던 이번 차관급 인사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취임 후 전임 ‘김동연 라인’ 교체 등 필요성으로 대규모가 예상됐었다.​

 

공교롭게 차관급 인사 발표 당일, 권 차관과 복지부 4명의 실장은 특별한 일정이 없었다고 직원들은 전했다. 

 

권 차관은 지난해 6월 복지부 2인자 자리에 올랐다. 탁월한 업무능력과 실력을 갖췄음에도 행정고시 31회인 김원종 전 복지정책관과 이태한 국민건강보험공단 감사에 이어 행시 동기 중 서열 3위를 지켰던 그는 묵묵히 업무에 매진하고 자기관리에 성공해 차관에 임명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초​ 국민연금 개편안이 문 대통령에 의해 거부되고 재검토 지시를 받는 등 어려움도 겪었기 때문에 교체 가능성도 일각에서 거론돼왔다. 1년 6개월 동안 차관으로 재임한 기간도 역대 복지부 차관의 평균을 상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관 시절 공주병원 파견을 제외하면 대부분 복지부 본부에서 근무한 권 차관의 평판은 부내에서 좋은 편이다. 인품이 훌륭하고 후배들을 적극 챙기기 때문에 따르는 직원들이 적지 않다. 

 

청와대에도 우군이 적지 않다. 사실상 노무현 청와대를 승계한 문재인 청와대에 김수현 정책실장이 버티고 있는 것이다. 권 차관은 참여정부 말기인 지난 2007년 청와대 선임행정관으로 파견돼 당시 사회정책비서관이던 김수현 실장과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최강욱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은 권 차관의 고향(전북 남원)과 고등학교(전주 전라고) 직속 후배다. 

 

이처럼 권 차관이 차관급 인사에서 자리를 지켰지만, 이를 지켜보는 일부 복지부 직원들 특히 승진을 앞두고 있는 직원들은 착잡한 심정이다. 복지부 인사적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위직 퇴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복지부 고위직 정원은 이미 초과된 상태다. 2명 이상 고위직 용퇴가 있어야 내년 초 정기인사에서 국장 승진자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로선 복지부 현직 국장이 지원한 주제네바대표부 공사참사관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사무총장, 연말 귀국 예정인 고득영 국장, 내년 2월 교육 파견 예정인 2명 국장 등 소폭 인사만 예상된다. 주제네바대표부 공사참사관과 국시원 사무총장 직은 이번 주 면접을 봤기 때문에 조만간 확정 발표가 예상된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복지부 직원은 “1년 6개월​간 재임한 권 차관은 이미 할 만큼 다했다”면서 “과거 보건의료정책관 시절 대한의사협회가 파업한다고 했을 때 주말에도 출근해 일했는데 이제는 사랑하는 후배들 승진을 위해 물러나 쉬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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