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자동차 관세 40%→15%…트럼프 “매우 생산적인 대화 진행”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의제의 윤곽을 잡아가며 ‘화해’의 분위기가 조성되는 모습이다.

지난 11일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과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 등 고위관리들은 전화통화로 양국 정상회담의 공통인식 실천과 무역협상 추진을 위한 일정표‧로드맵 등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정상회담에서 무역 불균형 해소, 협상의제 등에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지만, ‘잡음’은 이어져 왔었다.

당시 미국은 ▲중국이 상당한 양의 농산물‧에너지‧공산품을 미국으로부터 수입 ​미국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 인하 등을 발표했고, 합의의제에 대해서도 ​중국 시장에 진입하는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지식재산권 보호 ​사이버 침투와 절도 등으로 합의됐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은 “미국 측의 합리적 우려를 점진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해 합의 자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협상 실무진들의 접촉과 이와 관련한 중국의 움직임이 확인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보도를 통해 류 부총리가 므누신 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 40%에서 15%로 낮추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한 로이터 통신은 중국은 무역협상 시한 전에 중국석유화공그룹(시노펙)의 계열사 유니펙을 통해 미국 석유를 수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고,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이 미국산 대두(메주콩)와 액화천연가스(LNG)의 수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대두 수입, 자동세 관세 인하 등을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미중 무역대표 간 통화 사실이 공개된 뒤 몇 시간 후 트위터를 통해 “매우 생산적인 대화가 중국과 진행되고 있다”며 “일부 중대 발표들을 기다려라”라고 말했다.

중국이 백악관 합의 발표문에 명시된 공산품, 에너지, 농산물 등에서 ‘공동인식 실천’을 검토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협상의제 주요 쟁점인 불공정 관행에 대한 ‘구조적 변화’에 대한 중국의 태도 변화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와 관련해 WSJ는 중국이 첨단 분야 육성정책인 ‘중국제조 2025’ 계획에 대한 변경까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제조 202’ 시진핑 주석의 국가비전을 뒷받침하는 정책으로 이에 대한 협상과정은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아직까지 중국은 ‘중국제조 2025’ 관련 언급은 하지 않고 있지만,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절차를 내년 초 확정을 목표로 시작하는 등 일부 태도 변화가 목격되고 있어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양국 협상의 ‘대형변수’로 떠올랐던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의 체포 문제이 일단락됐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캐나다 법원은 이날 멍 부회장에 대해 캐나다 밴쿠버 체류, 보석금 지급, 전자발찌 감시 등을 조건으로 석방 결정을 내렸다. 앞서 멍 부회장은 지난 1일 대(對)이란제재를 위반할 목적으로 국제결제망에 접근할 수 있는 은행들을 속인 사기 혐의로 캐나다 벤쿠버 공항에서 체포됐다.

멍 부회장의 체포는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고,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 중이었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과 화웨이는 강력히 반발해왔다.

미국은 화웨이 사건은 무역협상과 분리해 접근해야 한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지난 9일 미국 폭스 뉴스 선데이 인터뷰에서 “멍 부회장의 체포와 관련해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은 법을 집행한 조치였다는 것”이라며 “이번 사안은 화웨이가 다른 금융 경로를 통해 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증거가 지금까지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무역 차선’과 ‘법 집행 차선’이 있는데, 서로 다른 차선이며 경로가 다르다”고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와 관련해 이날 로이터 인터뷰에서 미국 법무부 수사에 자신이 개입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이 나라에 좋은 일이라면 나는 뭐든지 할 것”이라며 “분명히 역대 최대 무역 합의가 될 것에 좋다고, 국가안보에 좋다고 생각한다면, 필요하다면 분명히 개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멍 부회장의 ‘미국 인도’에 대해서도 ‘중국의 요구’가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지난 11일 브리티시컬럼비아대법원 밖에서 지지자들이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 석방 관련 현수막과 중국 국기를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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