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초고속 승진’ 대신 ‘내실 다지기’ 나섰다는 분석…한화 3세 경영 전망은 여전히 시기상조

김동관 한화 큐셀 전무. / 사진=한화그룹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이번 한화큐셀 인사에서 승진하지 못한 것과 관련 갖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파죽지세로 나아가던 김 전무 행보에 제동이 걸린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한화 안팎에 따르면 사실상 승진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안 한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번 한화그룹 인사와 관련해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들의 행보였다. 그 중에서도 특히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의 승진여부에 관심이 모아졌다. 특히 지난 2일 한화생명이 보직인사를 통해 차남인 김동원 상무를 미래혁신총괄 겸 해외총괄로 임명하면서 자연스럽게 김동관 전무의 승진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지만 기존 직급을 유지하게 됐다.

 

김동관 전무가 자리를 지킨 배경과 관련해선 크게 2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현재 상황에서 진급하는 것 자체가 본인에게 부담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화그룹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보통 전무에서 승진하기까진 4년의 시간이 필요한데 김동관 전무의 경우 이번에 승진하면 이른 편이었다본인 스스로가 진급을 하는 것 자체가 부담되는 일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전무는 3년 전 상무승진 1년 만에 전무로 승진했다.

 

특히 재벌일가의 고속승진에 대해 비판 여론이 크다는 점, 아직 태양광 업황이 좋지 않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굳이 김 전무를 전면에 내세우는 무리수를 둘 필요가 없었다는 분석이다. 이 떄문에 일각에선 김 전무가 스스로 승진을 고사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결국 승진경쟁에서 밀린 것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아직 김승연 회장이 건재하다는 것이다. () 구본무 회장의 별세로 급작스레 구광무 상무가 회장 자리에 오른 LG와 달리, 한화는 여전히 김 회장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한때 건강이상설이 나오기도 했으나 결국 루머에 가까웠다. 최근엔 베트남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고 현지 정재계 인사를 만나며 건재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한화그룹 승계구도와 관련해선 구체적 윤곽이 나올 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로선 김동관 전무와 김동원 상무가 나란히 각자 분야에서 경영수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재계 인사는 구체적으로 방향이 잡히고 있는 다른 곳들과 달리 한화의 승계구도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