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각각 4000·3000·2000억원 돌파 예상…OTC·도입품목·개량신약 강세가 원인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동국제약과 동화약품,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올해 각각 4000억원과 3000억원, 2000억원대 연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제약사는 기존 연매출의 앞 숫자를 바꾸며 간판을 바꿔 다는 셈이다. 

 

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연매출을 기준으로 ‘1000억원대 제약사’, ‘2000억원대 제약사’ 또는 ‘1조원대 제약사’로 불리우는 것이 업계 현실이다. 제약사 외부에서 평가할 때 연간 매출이 중요한 기준의 하나가 되는 것이다. 

 

이같은 현실에서 기존 수천억원대 제약사가 매출을 증가시켜 1000억원 더 많은 제약사로 발돋움하는 것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단순하게 앞의 숫자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회사 등급이 그만큼 성장했다는 의미를 포함하는 것이다. 

 

특히 동국제약과 동화약품,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올 3분기 누적 매출 등을 토대로 각각 4000억원과 3000억원, 2000억원대 연매출이 예상돼 눈길을 끈다. 

 

우선 동국제약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3분기 누적 2992억600만원 매출을 기록했다. 이같은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1% 성장한 것이다. 동국제약의 3분기 매출액만 보면 1035억원이다. 앞서 2분기에는 처음으로 분기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같은 매출 증가세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동국제약 연매출은 4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이다. 

 

동국제약 매출이 이처럼 호조를 이어가는 것은 특히 일반의약품(OTC) 강세로 분석된다. 동국제약은 분기보고서나 사업보고서 등에 OTC나 전문의약품(ETC), 화장품 등 각 사업부별 구체적 매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정확한 부문별 매출 상승 실적을 파악하긴 어렵다. 

 

하지만 ‘인사돌’과 ‘마데카솔’, ‘오라메디’ 등 일반인에게 인지도가 있는 대표적 OTC 품목 외에도 지난해 출시한 ‘치센’ 등 자체 개발한 품목 매출 상승이 두드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치센은 지난해 7월 출시된 먹는 치질약이다. 이 품목은 올 들어 지난 10월 말까지 IMS데이터를 기준으로 30억원 가량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출시 1년 여 만에 10개월 동안 30억원 매출이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치질 OTC 시장이 전년 대비 53% 성장해 치센 매출 증가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동화약품은 연말까지 3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3분기 누적 매출이 2312억1600만원으로 집계됐다. 단순 계산으로 누적 매출에 3분기 매출인 749억원을 더하면 3060억원을 넘게 된다. 3분기 누적 매출의 전년대비 증가율은 20.4%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지난해 매출의 5분의 1을 성장한 셈이다. 

 

동화약품 성장의 원인은 도입품목 등 상품 매출 증가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동화약품의 3분기 누적 상품 매출액은 102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대비 57% 가량 늘어난 수치다. 

 

동화약품은 올 4월 한국화이자제약과 중추신경계 품목에 대한 판매 계약을 연장한 바 있다. 해당 품목은 항우울제 ‘졸로푸트’와 항불안제 ‘자낙스’, 조현병 치료제 ‘젤독스’ 등이다. 

 

지난해 1970억원 매출을 올려 2000억원 돌파에 실패했던 한국유나이티드제약도 올해는 입성이 확실시되고 있다. 유나이티드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1534억4000만원이다. 지난해보다 3.5% 성장했다. 올 연말까지 466억원 이상 매출을 추가하면 연매출 2000억원대 제약사가 되는 것이다. 

 

유나이티드는 지난 2014년부터 해마다 매출 상승세를 진행해왔다. 매출액 연평균성장률이 8.07%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같은 매출 외형 성장은 유나이티드의 개량신약 판매가 호조를 보인 탓이다. 주요 개량신약 품목은 클란자CR(소염진통제)과 실로스탄CR(항혈전제), 가스티인CR(위장관운동촉진제) 등 서방형 방출제제 종류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현재보다 한단계 높은 제약사로 불리우는 것은 대외적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되며 직원들 근무 사기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