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충돌 가능성…타 산유국 감산 확대 여부 다음달 결정

사진=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다음 달부터 하루 원유 생산을 50만 배럴 줄이겠다고 밝히면서 최근 급락하던 국제유가가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된다.

 

11일(현지시간)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산업에너지 광물부 장관은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10개 비회원 주요 산유국의 장관급 공동점검위원회(JMMC)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더 많은 원유 감산엔 아직 산유국들이 합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감산 규모는 10월 기준 사우디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인 약 1070만 배럴의 4.6%에 해당한다.

 

알팔리 장관은 OPEC과 러시아 등 비회원 주요 산유국의 감산 합의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 어떤 특정한 결정을 하기엔 시기상조라며 말을 아꼈다.

 

사우디는 한 달 전 이달부터 원유 생산을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선거에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대 이란 제재로 인한 유가 급등을 막기 위해 OPEC에 증산을 압박했다.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의 배후로 의심받으며 궁지에 몰렸던 사우디는 미국 요구에 적극 호응했다.

 

하지만 중간선거가 끝나고 미국이 이란산 원유를 주로 수입하는 일부 국가에 제재 적용을 면제하면서 유가가 급락했다. 실제 이날 국내 기준유가로 적용되는 중동산 두바이유는 지난달 3일 대비 14.3달러나 떨어​진 배럴당 69.82달러에 거래됐다. 이로 인해 사우디가 감산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알팔리 장관은 최근 유가 급락은 놀라운 수준이라며 시장의 심리는 공급 부족을 걱정하는 데서 과잉 공급을 우려하는 쪽으로 옮겨졌다고 말했다.

 

무함마드 빈 하마드 알룸히 오만 석유장관도 많은 산유국이 감산해야 한다고 공감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산유국 간 감산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가 내년 초까지 원유 생산량을 하루 30만배럴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하면서 사우디와 러시아가 석유 정책을 놓고 불협화음을 내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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