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HDC아이서비스 등 기대주 잇단 상장 철회

올해 코스닥 기업공개(IPO) 시장 기대주들이 줄줄이 상장 철회를 선언하면서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 사진=얀힙뉴스

 

 

올해 코스닥 기업공개(IPO) 시장 기대주들이 줄줄이 상장 철회를 선언하면서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추진중이던 코스닥 상장 일정을 중단하고 내년에 다시 기업공개에 나서기로 했다. 공식적인 상장 철회 사유는 상장 보다는 내실을 다지겠다는 내용이다. 

 

카카오게임즈 남궁훈 대표이사는 “올해 주요 과제 중 하나였던 기업공개 철회는 면밀한 판단에서 내린 결론”이라며 “카카오게임즈는 플랫폼, 퍼블리싱, 개발 등 게임사업 밸류체인의 수직 계열화를 강화해 향후 기업공개 시 그 가치를 더욱 인정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기업공개 시장에서 주목받는 종목으로 꼽혔다. 국내 최대 모바일게임 플랫폼 카카오게임과 PC게임 포털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성장성도 기대를 받고 있어서다. 기업공개 시장에서는 카카오게임즈의 상장후 시가총액이 1조5000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갑작스런 상장철회 결정에도 시장에서는 일단 카카오게임즈의 설명에 수긍하는 분위기다. 다만 그동안 상장의 걸림돌로 지목 받던 감리 이슈 역시 넓게 봐서는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초 상장 절차에 돌입한 이후 지난 6월부터 한국공인회계사회의 일반감리를 받고 있다. 그러나 회계감리가 3개월 가량 이어지면서 시장 상황이 변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상 연말로 갈수록 기업공개 시장의 열기가 식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언제 끝날지 모르는 감리 절차를 기다리기 보다는 내년을 기약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카카오게임즈가 상장 철회를 결정하자 하반기 기업공개 시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불과 7일전인 지난 12일 현대산업개발 계열사 HDC아이서비스도 상장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관리서비스 업체 HDC아이서비스는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예상보다 저조한 수요에 상장을 포기했다. HDC아이서비스가 제시한 희망 공모가밴드 8300~1만700원이었으나 기관투자자들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HDC아이서비스는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노후 빌딩 매입후 디벨로퍼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예상보다 저조한 시장 반응에 무리하게 상장하지 않는 쪽으로 선회했다. 회사 측에서는 상장하지 않아도 재무여력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보유 현금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증권가에서는 연이은 상장 철회에 연내 국내 증시 상장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기업공개 시장이 차가워진 것과 상장 철회 증가 가운데 뭐가 먼저라고 하기 어렵지만 시장에 냉기가 돌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는 이야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북클로징으로 시장에 찬바람이 돌기까지 두달 이상 남은 시점이라 굵직한 업체들의 상장 철회가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연초 예상 보다 전체 공모 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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