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CJ 헬로 인수하나…SKT도 투자자 간담회서 인수 필요성 언급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이동통신사가 케이블TV 인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초부터 가능성을 열어놓고 케이블TV 업체를 검토하고 있고 SK텔레콤도 최근 비공개 투자자 간담회에서 케이블TV 인수 필요성을 언급했다.

케이블TV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이통사는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가 인수할 것으로 기대되는 유력 후보는 CJ헬로다. CJ헬로는 케이블TV 점유율 1위 업체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의 가입자를 안게 되면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는 단숨에 2위 사업자로 올라설 수 있게 된다. CJ헬로 유선방송 가입자 가운데 LG유플러스를 사용하고 있지 않은 이들을 결합상품으로 유인해 LG유플러스로 이동시킬 가능성도 커진다.

이런 기대감에 최근 LG유플러스는 주식 시장에서도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통 3사 가운데 LG유플러스를 가장 유망주로 꼽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확인 결과 아직 이렇다할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 최종의사결정권자가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는 이야기다. 다만 올 초부터 이야기가 나온 만큼 올해 안에는 결실이 있을 것으로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이통사 입장에서 5세대 네트워크 통신(5G)가 상용화되면 콘텐츠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미디어 시장이 크게 발전하고 개인화되면서 인터넷 기반 동영상 서비스인 OTT 등의 영향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게다가 이통사들은 5G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한 만큼 5G를 활용한 콘텐츠를 선보여 가입자들을 5G로 이동시켜야 한다.

이통사가 이렇듯 케이블TV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해서다. 현재 이통 3사 가운데 무선가입자 수가 순증 추세를 보이는 곳은 LG유플러스가 유일하다. 그만큼 무선 시장이 포화단계에 온 것이다. 게다가 선택약정요금 할인율 인상과 무제한 요금제 출시 등으로 이통사의 타격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분위기를 반전하기 위해 필요한 카드가 바로 케이블TV다. 케이블TV는 이통사가 갖지 못한 풍부한 프리미엄 콘텐츠를 갖고 있다. 앞으로 이통사는 요금제 경쟁에서 나아가 콘텐츠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이동통신 시장의 경우 이통사에서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한 뒤 결합 상품과 무료 콘텐츠 제공을 통해 경쟁 중일 벌이고 있다. 이들은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콘텐츠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 이통사 역시 비슷한 양상을 벌일 것으로 전문가는 예견하고 있다. 안재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제휴를 검토하고 있고, SK텔레콤은 자사 동영상 플랫폼인 옥수수를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며 “이통사가 케이블TV를 인수하면 케이블TV 이용자에게 무선서비스와 유료방송 등을 합친 결합 상품을 제공해서 이동전화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이통사 AT&T의 타임워너 인수에서 보듯이 통신과 미디어의 융합은 필수불가결하고 국내에서도 통신사들의 케이블TV 인수나 콘텐츠, OTT에 대한 투자는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를 통해 AT&T는 자사 가입자에게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고 소비자 데이터 사용량을 늘려 고가 요금제로 유도할 수 있다. 또 가입자를 묶어두는 효과로 해지율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안 연구원은 “우리는 이미 넷플릭스를 통해 OTT의 영향력을 확인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상파 방송에 대한 의존도는 줄어들고 있고 현재 10~20대 소비자들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익숙해지고 있다”며 “콘텐츠를 통한 차별화과 이통사 사업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런 방송 구조조조정이 이통사는 물론 케이블TV SO 주가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IPTV의 경우 SO 인수로 가입자가 늘면 콘텐츠 구매비용 절감과 홈쇼핑 수수료 인상 등 규모의 경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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