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 강화에 은행 신규대출 증가세 줄어들 전망

서울 여의도의 한 시중은행 주택자금대출 창구에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은행들이 정부의 9·13 부동산대책에 따라 수익 다변화 전략에 더 박차를 가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정부가 다주택자의 대출을 원천 봉쇄한데다 다음 달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도 예고하면서 은행권의 신규대출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자산관리(WM) 및 기업대출 확대, 해외시장 진출 강화 등 은행의 수익 포트폴리오 다양성을 통해 이익 확대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의 9·13 부동산대책 이후에 은행 창구에서는 일부 주택담보대출 업무에 혼선이 일어났다. 대책 발표 다음날 은행 창구에선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1주택자 이상의 생활자금안정 목적의 주택담보대출과 무주택자의 고가주택에 대한 담보대출 취급 상담이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융당국과 은행연합회는 긴급하게 ‘실무FAQ’를 각 시중은행에 배포했다. 실무FAQ를 통해 은행들은 대출 약정서상 특약 부문을 기재하는 방식으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신청을 다시 받기 시작했다. 당국에선 20~21일 중으로 세부 지침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추가 마련하기로 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크게 혼선을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 후 대출창구에서 실수가 없도록 일부 대출 업무에 지연이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은행 창구에서 정부 대책과 관련해 앞으로도 비슷한 혼란이 있을 수 있다”며 “신규 대출자에 대한 대출이 지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선 이번 부동산 대책으로 신규 대출자 축소와 함께 은행권 수익 창출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금까지 은행권은 주로 담보가 확실한 주택담보대출을 확대하며 이자이익을 늘려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은행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전월보다 3조4000억원 증가한 591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 4조8000억원 증가세를 보인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로 인해 같은 기간 가계대출은 5조9000억원 늘어난 802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11월 이후 가장 많이 증가했다. 


하지만 은행권에서도 이번 9·13대책에 따라 신규 대출 증가세가 꺾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규 대출 증가세가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 은행마다 수익 포트폴리오 다양성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작년부터 부동산 정책을 통해 대출 규제에 나섰기 때문에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늘리고 자산관리 부문을 강화하기 시작했다”며 “이 외에도 다양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해외진출도 그 한 예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이자 수익이 크게 감소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기존 대출자가 모두 상환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고 신규 대출자가 계속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다만 신규 대출이 제한됨에 따라 은행마다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