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인공지능 등 업계 변화 영향

생명보험업계에 전속 설계사 감소가 계속되고 있다. 보험 상품 판매 수수료를 더 받을 수 GA로 가거나 인공지능 설계사 등장으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 사진=시사저널e

올해 상반기 생명보험업계의 전속 설계사 숫자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보험사마다 직접 설계사를 통해 보험 상품을 팔던 것에서 비용 절감을 위해 독립법인보험대리점(GA) 설계사를 활용하는 것으로 설계사 운용 방법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인공지능(AI) 설계사도 등장하면서 전속 설계사 입지는 업계에서 더 약해질 전망이다.  

6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24개 생보사의 전속 설계사는 총 10만2938명이다. 전년 같은 기간(11만1926명)보다 8988명(8%) 감소했다. 매년 1만명에 가까운 전속 설계사가 업계에서 사라지고 있다. 업계에선 내년엔 10만명 선도 곧 무너질 것으로 예상한다.

보험사 별로 현대라이프생명 전속 설계사가 전년 상반기보다 1497명 감소하며 업계에서 전속 설계사 감소 규모가 가장 컸다. 이 외에도 KDB생명 1377명, 한화생명 1347명, 신한생명 1109명 순으로 전속 설계사 숫자가 크게 줄었다.

전속 설계사 감소율로 보면 현대라이프생명이 전년 상반기 보다 66.7% 감소했고 이어 하나생명 39.6%, 처프라이프생명 38.8%, KDB생명 36.3%, 흥국생명 23.9%, 신한생명 13.6% 순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전속 설계사 감소 규모가 컸다.

빅3 생보사도 전속 설계사를 줄이는 중이다. 삼성생명 전속 설계사 수는 총 2만5167명으로 업계에서 가장 많다. 삼성생명은 이 숫자를 전년 상반기보다 434명(1.7%) 줄였다. 한화생명은 전속 설계사를 작년 상반기 1만9593명에서 1년 동안 1347명(6.95%) 감축했다. 교보생명도 566명(3.2%) 줄였다.

이는 업계 환경의 변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보험 설계사는 보험업계의 ‘꽃’으로 불렸다. 특히 전속 설계사는 한 보험사 상품을 고객에게 소개하기 때문에 그 회사에 대한 소속감과 상품 전문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생보업계 보험사 전속 설계사는 2010년까지 약 16만1000명까지 불어났다. 하지만 업계 불황과 함께 보험 판매 수수료를 더 받을 수 있는 GA로 이직하는 설계사가 많아지면서 전속 설계사 수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또 젊은 설계사가 업계로 유입되지 않는 것도 생보업계 전속 설계사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최근에는 보험사들이 인공지능(AI) 설계사를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전속 설계사가 업계에서 설 자리가 더 좁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 전속 설계사 관계자는 “과거처럼 보험사가 전속 설계사라고 더 신경 써주는 분위기도 아니다다”라며 “전속 설계사들도 굳이 수수료를 덜 받으면서까지 한 회사에 얽매일 이유가 없어졌다. 전속에서 GA로 이동하는 것이 현 추세”라고 설명했다.  

 

생보업계 전속 설계사 규모 / 사진=시사저널e
전속 설계사 감소율과 함께 생보업계의 점포와 대리점 감소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생보업계가 운영하는 점포수는 총 3687개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8.5% 줄었다. 2017년 들어와 전년 대비 2% 줄어든 것과 비교해 6.5%포인트 감소율이 높아졌다. 대리점 수도 총 6339개로 전년 상반기보다 3.6% 감소했다. 2017년엔 전년 대비 450개가 늘었지만 올해 들어 감소세로 전환했다. 


반면 생보업계 임직원 수는 전년 대비 큰 차이가 없었다. 24개 생보사 임직원 수는 2만5483명이다. 1년 전보다 1.9% 감소하는 데 그쳤다. 빅3 생보사의 경우 삼성생명 임직원이 6명 줄었다. 한화생명은 89명 늘었고 교보생명도 83명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전속 설계사가 증가했지만 최근엔 전속 설계사가 이탈하는 현상이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감소할 전망이다. GA로 넘어가는 전속 설계사가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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