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일보·환구시보 “미국 무역전쟁 책임전가는 도둑 심보” 비난

/ 사진=셔터스톡

중국 위안화 가치가 가파르게 하락해 미국이 불편한 내색을 내비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관영언론 매체는 미중 간 무역전쟁이 환율조작에 따른 것이 아니라고 반발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에 이를 차단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언론매체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3일(현지시간) ​“중국이 미중무역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환율을 조작하는 행위는 하고 있지 않으며 위안화 환율은 시장 논리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저우위 상하이 사회과학원 국제금융연구중심 주임은 매체를 통해 “중국은 미국과 무역 갈등의 부정적인 효과에 대처하기 위해 위안화 절하는 무기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며 “위안화 절하는 미국의 고율 관세 영향을 상쇄할 수 있지만 중국 경제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우 주임은 “위안화 절하는 자본 유출이라는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 중국은 위안화가 안정되길 원하며 위안화가 현저히 절하되길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 유럽연합(EU) 등이 그들의 통화가치를 조작하고 이자율을 낮추고 있다. 미국은 이자율을 올리면서 달러화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환율 문제를 언급한 것은 지난 4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저우 주임은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는 미국 정부 전체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4월 미국 재무부가 내놓은 국제환율 보고서에서 중국이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날 중국 주요 매체들은 미국이 무역전쟁 책임을 중국을 비롯한 상대국에 떠넘기는 행위는 ‘도둑 심보’와 같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는 논평을 통해 “미국은 자신들의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에 대항해 보복 관세를 매긴 무역 상대국을 되레 위법행위를 저질렀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며 “이 같은 미국의 책임전가 행위는 도둑 심보와 같다”고 지적했다.

인민일보는 미국이 국가안전을 위해 무역전쟁을 도발했다는 점을 거론했다. 신문은 “철강·알루미늄은 절대다수가 민간에서 사용하는 제품이다. 철강·알루미늄 수입이 국가안전을 위협한다고 하면 이 세상에 국가안전을 위협하지 않는 제품은 없을 것이다”고 비판했다.

환구시보 또한 “중국이 미국의 지위를 훼손하고, 그 자리를 차지하려 한다고 미국이 주장하지만, 여기서 거론하는 중국의 실체는 없다”며 “중국 당국은 단 한 번도 이러한 목표를 세운 적이 없고, 중국 민간에서도 미국을 적대해야 한다는 주장은 주류 의견이 아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중국 사회는 미국이 중국을 향해 무역전쟁을 도발해도 국제관례에 따라 대응하면서 무역 마찰이 다른 영역으로 확산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중미 간 많은 문제가 있지만, 이 문제를 잘 해결하는 것이 중국의 장기적인 염원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미관계는 확실히 복잡하고, 유례가 없을 정도로 곤란한 상황이다. 중미관계를 냉전으로 이끈다면 이는 21세기 최대 범죄가 될 것이다. 중미가 국제사회가 이런 범죄를 막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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