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20일 한국맥도날드 본사 앞서 ‘케이지 프리 선언’ 촉구…“美 본사도 이미 행한 사안”

동물자유연대 소속 회원들이 20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한국맥도날드 본사 앞에서 케이지 달걀 사용 중단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뉴스1
설립 30주년을 맞은 한국맥도날드가 케이지 프리(Cage-Free) 선언 거부로 한국에 대한 차별 논란에 직면했다. 

동물자유연대는 7월 20일 광화문 한국맥도날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한국맥도날드에 케이지 프리 선언을 촉구하고 나섰다. 케이지 프리는 닭을 장(Cage)에 가두지 않고 사육함을 의미한다. 기업의 케이지 프리 선언은 케이지에서 생산된 달걀을 일체 사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미국에서는 이미 300개가 넘는 기업이 케이지 프리를 선언한 바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아직 단 하나의 기업도 케이지 프리 선언을 하지 않은 상태다.

동물자유연대가 한국맥도날드에 케이지 프리 선언을 요구하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우선 맥도날드 미국 본사가 3년 전인 2015년 이미 케이지 프리를 선언했다는 것이다. 

 

미국 농림부는 미국 맥도날드의 케이지 프리 이행을 위해 2016년도 기준 미국 내 전체 케이지 프리 산란계의 44%가 필요하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로써 산란계 동물복지가 개선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맥도날드 미국 본사는 최근 글로벌 정책을 수정하며 케이지 프리 정책이 해당되는 국가에 한국을 포함했다. ​2016년 기준 맥도날드가 운영하는 전 세계 120여개국 3만6899개 매장 중 약 400개가 한국 매장이다.  


동물자유연대는 OECD(경제협력기구) 국가의 맥도날드 가운데 한국맥도날드의 제품 제조 과정이 가장 잔인하다고도 주장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OECD에 가입된 36개 국가 가운데 맥도날드 매장이 없는 아이슬란드를 제외하면 단 4개 나라(한국, 일본, 이스라엘, 터키)의 맥도날드만이 케이지, 그것도 배터리 케이지(Battery Cage)에서 생산된 달걀을 사용하고 있거나 앞으로도 사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배터리 케이지는 대표적인 밀집·감금 공장식 축산 시스템으로, 배터리 케이지에서 닭은 알 낳는 기계로 취급된다. 평생 날개조차 펴 보지 못하는 것은 물론, 닭 한 마리당 A4 용지 보다 작은 철창에 갇혀 알만 낳다 죽는 것이 보통이다.

이들은 국민의 먹거리 안전을 위해서도 케이지 프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살충제 달걀 파동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된 것이 바로 케이지 사육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맥도날드는 ‘햄버거병’ 등 먹거리 안전에 대한 논란이 있었던 만큼, 자사 제품에 사용되는 달걀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맥도날드가 이미 많은 국가들에서 케이지 프리를 선언 했음에도 유독 한국을 제외하는 것은 한국소비자에 대한 차별이 될 수 있다”며 “본사가 이미 케이지 프리 정책에 한국을 포함시킨 만큼 하루빨리 이를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장병진 선임활동가는 “오늘 7월 20일은 한국맥도날드 1호점이 폐점한 날로, 한국맥도날드는 1호점 페점이라는 뼈아픈 사실 외에 산란계 케이지 사육에 따른 고통 그리고 케이지 사육을 막기 위한 오늘 시민의 요구와 외침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면서 “만약 산란계의 고통과 시민의 요구를 여전히 무시할 경우 소비자의 외면과 불매를 통하여 또 한 번 뼈아픈 상황을 겪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물자유연대가 진행하는 한국맥도날드 케이지 프리 선언 촉구 캠페인명은 ‘언해피밀(Unhappy Meal)’이다. 케이지 달걀 사용을 고수하는 한, 사람도 동물도 결코 행복할 수 없다는 취지에서 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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