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22주년 맞아…2개의 신규 직업 새롭게 선보인다

자료=넥슨

인기 온라인게임 ‘바람의나라’가 최근 새로운 직업을 선보이는 등 대규모 업데이트를 예고하고 있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 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게임 유저 가운데 바람의나라라는 이름을 모르는 유저는 없을 것이다. 바람의나라는 국산 온라인게임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1996년 12월 넥슨은 국내 최초의 그래픽 기반 온라인게임 바람의나라를 출시했다.

당시에는 온라인게임이라는 용어도 생소하던 시절이었다. 대부분의 유저들은 일명 CD게임이라 불리는 패키지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특히 인터넷 환경이 지금과 같지 않은 환경에서의 온라인게임 출시는 일종의 모험이었다. 다행히도 바람의나라는 ‘스타크래프트’로 인한 PC방 열풍과 함께 빠른 속도로 자리를 잡는데 성공한다.

기자 역시 초등학교 시절 바람의나라를 처음 접했다. 바람의나라는 만화풍의 귀여운 캐릭터로 특히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인터넷 전용선이 없었던 기자는 모뎀을 이용해 바람의나라를 집에서 접속하곤 했다. 덕분에 한달에 전화요금이 당시 금액으로 10만원이 넘게 나오면서 부모님께 꾸중을 듣기도 했다.

기자는 바람의나라를 처음 접하던 당시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게임에 접속해 다른 유저들과 실시간으로 소통을 한다는 것이 당시에는 너무나도 신기했다. 지금이야 스마트폰으로도 얼마든지 다른 유저들과 게임을 즐길 수 있지만, 패키지 게임의 싱글 플레이를 주로 했던 당시로서는 온라인게임이라는 개념 자체가 굉장히 생소했다.

바람의나라 성공 이후 한국 게임시장은 온라인게임 위주로 재편되기 시작한다. ‘리니지’, ‘미르의전설’, ‘영웅문’ 등 다양한 온라인게임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한국은 온라인게임 전성기를 열게 된다.

바람의나라는 동명의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고구려와 부여의 대립 시기를 다루고 있다. 현재 서비스 중인 온라인게임 가운데 한국 역사를 소재로 한 경우는 사실 많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바람의나라는 온라인게임의 시초이자 한국 역사를 소재로 다루는 굉장히 특별한 게임이다.

지난 2016년 기준 누적 가입자수 2300만명을 기록한 바람의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 서비스된 온라인게임이다. 2005년 서비스 9년차에 전면 무료화 전환되면서 최고 동시 접속자 수 13만 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2011년에는 서비스 15주년을 맞이해 세계 최장수 상용화 그래픽 MMORPG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20년이 넘는 서비스 기간 동안 선보인 콘텐츠 수도 방대하다. 2016년 기준 캐릭터 스킬 수는 1만3487개, 아이템 수는 3만560개, 맵 수는 2만9804개다. 서비스 기간 동안 생성된 문파(길드) 수도 1만719개나 된다.

지금은 다른 화려한 온라인게임들에 가려 큰 인기를 얻고 있지는 못한 상황이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유저들이 바람의나라를 플레이하고 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과거 유료게임 시절 바람의나라에는 캐쉬아이템이 존재하지 않았다. 한달 정액료만 지불하면 모두가 동등한 위치에서 사냥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무료화 이후 캐쉬 아이템 없이는 사냥 자체가 힘든 상황이다. 특히 아이템 영향을 많이 받는 특정 직업의 경우 캐쉬 아이템 구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아울러 국내 게임시장이 모바일위주로 재편되면서 바람의나라를 찾는 유저의 수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다른 유저와의 실시간 소통이 중요한 온라인게임에서 신규 유저의 유입이 없다는 점은 큰 문제다.

물론 출시된 지 20년이 지났음에도 지속적인 대규모 패치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은 넥슨이 바람의나라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넥슨은 별도의 조직을 만들어 바람의나라를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지금의 넥슨을 있게 해준 게임에 대한 예우인 셈이다.

넥슨은 바람의나라 출시 22주년을 기념해 올해 2개의 신규 직업을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 19일 업데이트를 통해 요괴의 힘을 빌려 다양한 전투 상황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신규 직업 ‘영술사’를 추가했으며 오는 8월에는 또 다른 신규 직업 ‘차사’를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업데이트 홍보 모델로 프로게이머 출신 방송인 홍진호를 발탁하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바람의나라가 과거만큼의 인기를 얻을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화려한 그래픽으로 무장한 경쟁작들이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 바람의나라를 즐겼던 유저들을 다시 끌어들이는 것은 어느정도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화려한 그래픽에 눈이 지쳤다면, 아기자기한 그래픽에 과거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바람의나라 접속을 추천한다. 올해 22주년을 맞이한 바람의나라가 30주년, 40주년을 맞이하는 장수 게임으로 오래오래 남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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