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국제유가 불확실성 증가에 긴장
  • 황건강 기자‧CFA(kkh@sisajournal-e.com)
  • 승인 2018.07.1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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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국 증산 여력 이란 제재·무역분쟁…고려 요인 늘어

국제유가가 공급 증가 전망 속에 하락하면서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정유업계에서는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줄었다는데 안도하면서도 향후 전망에 관여할 변수들이 많아진 점이 달갑지 않은 분위기다.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 인도분은 전일 대비 4.2% 하락한 68.0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상승세를 이어가던 WTI는 이달 들어 완연한 약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최근 국제 유가 전망에서는 수요보다는 공급 측면의 변화에 무게감이 실리는 모습이다. 미국내 원유 재고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공급 측면에서 증가분이 이를 충분히 만회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실제로 OPEC 월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OPEC 산유국들의 일병균 산유량은 17만 배럴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산유국들이 증산을 시작하면서 생산량이 크게 늘었다. 

 

OPEC에서는 산유국들의 증산을 현재진행형으로 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등 주요 산유국들은 아직도 증산 여력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OPEC 감산 이행률 추이 / 이미지=조현경
여기에 지난 OPEC 회의에서 언급된 증산 목표에 근접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증산이 필요하다는 점 역시 긍정적이다. 지난달 22일 OPEC 회원국과 비회원 산유국들은 증산에 들어가기로 결정하면서 기존 감산 목표를 유지하는 수준으로 산유량을 조절하기로 했다. 

산유국들은 지난 2016년 11월부터 감산을 통해 국제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산유국들의 감산 목표를 훨씬 초과하는 이행 수준을 보였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1월 감산 목표 대비 38%나 초과해서 생산량을 줄였고 지난 4월에는 73%에 달하는 물량을 초과 감산했다. 이 때문에 지난 6월 OPEC 회의에서 산유국들은 일단 감산 목표로 정해진 수준까지 생산량을 늘리는데 합의했다. 

일부 산유국들이 생산을 늘리면서 전월 대비 공급량이 늘었지만 지난 6월 감산 이행률은 여전히 목표치 대비 26%나 초과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아직도 감산 목표 대비 26% 가량 증산할 여력이 남은 셈이다. 이 때문에 산유국들은 7월 한달간 일평균 생산량 기준 최대 30만 배럴 가량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당분간 60달러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유업체들의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국제유가를 좌우할 변수들이 늘어나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국내 증시에서 석유및가스 업종은 1.71% 하락했다. 국내 정유업계 대표종목인 SK이노베이션은 전일 대비 2.77% 하락했고 에쓰오일도 0.43% 약세로 마감했다.

정유업계에서는 국제유가를 좌우할 변수들이 늘어난 것과 동시에 개별 요인들 하나하나가 예상하기 어려운 변수들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미국의 이란 제재는 여전히 고려해야할 중요한 변수로 꼽히지만 강도를 예상하기 어려워졌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란 제재와 관련해서 동시에 제한적인 범위에서 예외를 인정할 것이란 언급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는 11월 이란 제재가 진행되더라도 원유 공급은 일부 유지되는 쪽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한 무역전쟁 역시 예상이 어려운 변수다. 일단 국가간 통상 장벽이 높아질 경우 교역량 축소로 인한 원유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 미국은 약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문제는 최근에는 양국의 협상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발언이 나오면서 원유 수요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미국과 중국 양국도 미래를 예상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 전망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산유국들의 증산 결정 역시 변동성이 높은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6월 증산 물량은 대부분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국가별 산유량을 놓고 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일평균 생산량 기준으로 40만 배럴 가량을 늘렸다. 반면 리비아는 공급차질이 빚어지면서 오히려 산유량이 25만 배럴 가량 감소했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OPEC 회원국들의 본격적인 증산을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는 6월 산유량이라기 보다는 7월 산유량일 것"이라며 "향후에도 사우디를 비롯한 걸프국들 위주로 증산이 이루어질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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