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중국 유니콘 기업의 전성시대
  • 강성우 팀터바인 팀장(teamturbine@teamturbine.com)
  • 승인 2018.07.05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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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니콘 톱 10 중 5개가 중국 기업…고강도 정책 드라이브와 대기업들 지원이 거둔 결실


올해 초 미국의 글로벌 시장조시 기관인 CB 인사이트는 ‘세계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 기업 순위’를 업데이트 해 발표했다.

1위에서 10위까지 기업 중 5개의 기업은 우버, 에어 비 앤비 등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미국 기업이었다. 하지만 나머지 자리는 예상하지 못한 생소한 이름들로 채워졌다. 디디추싱, 샤오미, 메이퇀디앤핑, 토우티아오, 루닷컴 등 ‘중국’ 기업이 바로 그들이다.

중국 유니콘들이 글로벌 톱으로 성장하는 속도가 정말 무섭다. CB 인사이트에서 조사했던 세계 유니콘 히스토리를 트래킹 해보면 세계 스타트업 ‘씬(Scene)’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 지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2015년 기준 해당 조사에서 톱 10에 위치했던 중국 기업은 단 2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7년 10월 기준 그 개수는 4개로 늘어났고, 현재는 5개로 하나가 더 늘어 10개 중 절반의 슬롯을 점유하기에 이르렀다.

한 가지 더 주목 할 만한 것은 톱 10에 이름을 올린 5개의 미국 기업이 전부 2014년 이전에 이미 유니콘 반열에 올라 있었던 것과 달리, 중국 기업 중 대다수(4개)는 2014년 이후에 새롭게 유니콘 반열에 올라 순위에 추가됐다는 사실이다.

중국 유니콘이 더 무서운 것은 그들이 아직도 많은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현재 유니콘 순위 상위권에 위치한 미국 기업들의 사업은 전세계 다양한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IR(기업설명회) 자료를 참고하면 매출 절반이 미국에서, 다른 절반은 글로벌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하지만 중국 유니콘들은 다르다. 대다수 기업의 70% 이상 매출이 중국 내 사업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중국 유니콘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그들의 사업을 전 세계 시장으로 확장해 나간다면, 그들의 영향력과 파급력은 상상 이상으로 커질 수 있다.

톱 10 유니콘에 비교적 일찍 이름을 올렸던 샤오미는 이미 인도·동남아 등 국가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중국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는 모빌리티 플랫폼 디디추싱은 타국의 모빌리티 플랫폼과 협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사업의 시동을 걸고 있다.

중국 유니콘의 성장을 간과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는 그들이 ‘Copy Cat(모방꾼)’ 비즈니스를 하는데 만족하지 않고, ‘세계 선도기술’을 바탕으로 한 비즈니스를 영위하려 하기 때문이다.

AI(인공지능) 중국 유니콘 기업 센스 타임(Sense time)은 세계에서 가장 앞선 센서 기술과 데이터 기술을 바탕으로 최근 ‘전 세계에서 가장 기업가치가 높은 AI 스타트업’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센스 타임의 안면 인식·​데이터 분석기술은 그 실용성을 인정받아 현재 중국 공안(경찰)에서 실제로 활용되고 있는 단계이며, 다른 나라의 여러 기관에서도 이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AI·​빅 데이터·​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센스 타임과 같은 기업 사례가 속출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도 이를 기반으로 AI 분야에서 미국을 추월하고 세계 빅 데이터 사업의 중심이 되겠다는 자신감을 공공연히 내비추고 있다.


이처럼 중국 유니콘이 급속도로 성장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정책 주도와 대기업들의 재정적·​기술적 지원이 있었다. 


실업 대책 강구 및 산업 체질 개선의 일환으로 국무원 총리의 의지 하에서 시작된 창업 정책은 인터넷+, 중국제조2025 등 다양한 국가 발전 계획과 맞물려 나가며 더 큰 힘을 받을 수 있었다.

해외에서 유학을 하며 시드(Seed) 기술을 확보한 핵심 인재들이 귀국하고, 중국 내 우수 대학에서도 취업이 아닌 창업을 하겠다는 인재가 속출했다. 중국 정부와 주요 대학들은 이들 시드를 싹 틔울 수 있는 다양한 형식의 보금자리를 적용했다.

정부가 창업의 시드를 키웠다면, 이들이 유니콘이 될 수 있게 기른 것은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와 같은 대기업들이다.

그들은 우수한 시드 기업에 과감한 투자와 플랫폼을 지원해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사업 역량을 만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갔다. 현재 중국 스타트업 씬에서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가 중국 VC(벤처캐피탈) 투자에서 차지하는 금액 비중은 40%를 초과한다. 중국 내 톱 유니콘의 60~70%가 이들의 지원을 받은 기업이라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세계 톱 유니콘 순위에서 중국 기업의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필자는 한국 스타트업 씬을 중국과 단순 비교하면서 ‘왜 우리는 안 되지’라고 낙담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과 중국은 시장은 물론 정치, 경제 환경 등 모든 것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에서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창업자들이 중국 스타트업의 사례를 생각하며 한 가지 생각해 봤으면 하는 부분은 있다.

때로는 ‘중국’ 한 나라의 시장을 잘 공략해 사업 규모를 키우는 것이, ‘글로벌(Global)’을 어설프게 공략하는 것 보다 훨씬 나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강성우 팀터바인 팀장
강성우 팀터바인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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