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PC게임 돌풍 모바일서 재현할지 관심 집중…조작의 불편함·긴 플레이시간 등 약점 극복 과제

이미지=펍지주식회사
지난해 전 세계에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PC 온라인게임 ‘배틀그라운드(배그)’가 모바일 버전으로 지난 16일 국내에 정식 출시됐다. 배그 모바일은 출시 직후 하루종일 포털 검색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유저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FPS게임인 배그 모바일의 등장이 RPG 장르 위주인 모바일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배그 모바일은 원작 배틀그라운드를 모바일 버전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원작의 경우, 지난해 3월 출시이후 30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메가 히트를 기록한 바 있다. 특히 국내에서도 PC방 점유율을 40% 가까이 차지하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배그 모바일의 경우, 원작을 모바일로 그대로 옮겨 왔다. 사실상 플랫폼만 다를뿐, 기본적인 룰이나 게임 진행 방식은 동일하다. 원작이 큰 인기를 끌었던 만큼, 배그 모바일에 대한 유저들의 기대도 남다른 상황이다.

실제로 앱분석 업체 와이즈앱이 지난 16일 한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배그 모바일의 경우, 출시 첫날 194만명이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과거 ‘포켓몬고’를 제외한 첫날 사용자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유명 모바일 게임의 첫날 사용자 기록은 2016년 12월 ‘리니지2 레볼루션’이 출시 첫날 102만명, 지난해 1월 ‘포켓몬고’가 291만명, 지난해 6월 ‘리니지M’이 126만명, 올해 1월 ‘듀랑고’가 110만명, 올해 2월 ‘검은사막 모바일’이 119만명 등을 기록한 바 있다.

여기서 말하는 첫날 사용자란 출시일 해당 앱을 사용한 중복되지 않은 사람의 수로, 다운로드 수가 아닌 실제 게임을 이용한 사람의 수다. 와이즈앱은 전국 2만3000명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 표본을 통해 이번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자료=와이즈앱

업계에서는 배그 모바일이 ‘메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메기 효과란 막강한 경쟁자의 존재가 다른 경쟁자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말한다. 현재 모바일게임 시장은 사실상 RPG 장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매출 상위 10위권내 게임 대부분이 RPG 장르다. 이러한 상황에서 FPS 장르인 배그 모바일이 큰 인기를 끈다면 시장 판도는 빠르게 FPS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지금까지 흥행에 성공한 FPS 모바일게임이 없었다는 점에서, 배그 모바일의 흥행 가능성도 쉽게 장담하긴 어렵다. FPS게임의 경우, 총이나 석궁 등 원거리 무기를 이용해 상대방을 제압하는 방식을 따르고 있다. PC에서 즐길 경우, 마우스를 이용해 정교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반면 모바일에서는 터치 조작을 통해 상대방을 조준하게 된다. 마우스와 달리 터치 조작을 통해서는 정교한 조작이 사실상 힘들다. 모바일 RPG의 경우에도, 터치 조작의 불편함을 만회하고자, 자동사냥 기능을 넣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상대방과의 전투가 주요 콘텐츠인 FPS게임에서 자동조준 기능 등을 사용할 경우, 게임의 재미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아울러 배그 모바일의 경우, 배틀그라운드 방식의 특성상 오랜시간 살아남는 것이 게임의 목표가 된다. 이에 발생하는 문제가 게임 플레이 시간이다. 빠르게 죽을 경우, 큰 문제가 없지만 상위권으로 올라가게 되면 최장 30분 가까이 게임을 플레이 해야만 한다. 문제는 모바일이라는 플랫폼 특성상, 긴 플레이 시간이 유저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이다.

PC게임의 경우, 안정된 장소에서 오랜시간 플레이가 가능한 것과 달리 모바일게임의 경우, 이동하거나 잠깐 짬을 내 즐기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긴 플레이시간은 모바일게임과 적합하지 않다. 특히 RPG의 경우, 중간에 사냥을 그만둘 수 있지만, FPS게임의 경우, 경기를 중간에 포기하게 되면 불이익이 따르게 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미 배그 모바일을 비롯해 외국에서는 배틀로얄 장르를 표방한 모바일게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며 “배그 모바일이 모바일 플랫폼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 지 다들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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