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문 닫아 철수후에도 본점에 '개성지점' 운영…"설비·운영경험 있어 입점 길만 열리면 당장 업무 가능"

우리은행은 개성공단 철수 후에도 개성공단 지점을 본점 지하 1층에 임시영업점 형태로 운영해왔다. / 사진 = 우리은행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논의가 본격화되고 남북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금융권에서도 대북사업을 점검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 등 과거 북한에 입점한 경험이 있는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검토에 나섰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북 경제협력이 본격화될 경우 남북간 은행 교류도 다시 물꼬가 트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2004년 개성공단에 지점을 개설했다. 당시 개성공단 지점에는 우리은행 파견 인력 3명에 현지 인력 4명을 더해 7명이 근무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6년 2월 개성공단이 갑작스럽게 문을 닫게 돼 철수한 뒤에도 서울 남대문 본점 지하1층에 개성공단 지점을 유지해왔다. 이를 통해 과거 개성공단에 입주했던 기업들에 대한 서비스를 이어 왔다.

 

남북경협이 급물살을 타 개성공단이 다시 운영되면 발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설비, 운영 경험 등을 고스란히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다시 PC만 설치하고 전원만 연결하면 본점 시스템과 연결해 영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공단이 재가동돼 입점이 가능하게 되면 바로 업무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은행은 기존에 제공했던 운영자금, 건설자금 대출, 환전, 송급, 급여지급 등 공단 입주기업과 근로자에 대한 금융서비스를 곧바로 재개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북한 내 노후학교와 의료시설에 대한 개선 등 사회공헌 활동도 준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남북 경협이 재개될 경우 철도, 항만, 시설물 등 주요 개발/건설 사업 금융자문과 신디케이트론 등 금융인프라 지원에도 나설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과거 북한 지점에서 입주업체들을 대상으로 특화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당시 개성 공장건설과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개성공단 V을 출시하고 개성공단 내 전자화폐 서비스도 실시했다. 2015년에는 남북이산가족 금강산 상봉단 당시 상봉단 임시환전소를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개성공단이 언제부터 가동에 들어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북한의 비핵화가 구체화되고 이에 따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누그러들지 않는한 개성공단 재개 등 대북 경제교류도 가시화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도 2일 기자간담회에서 남북 경제협력에 대해 여러 시나리오를 가지고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국제사회 합의가 필요한 사항이라 상황을 조금 더 봐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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