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고금리 할부·사후 수리비 부담…사회초년생 등 소비자 주의 요구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젊은 층의 수입중고차를 향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고금리 할부·사후 수리비 등이 향후 비용 부담으로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신차에 비해 저렴한 수입중고차의 판매 원가만 주목해 구매할 경우 향후 지불해야 할 비용이 ‘폭탄’이 돼 돌아올 수 있다는 주장이다.

1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2016년 국내에서 개인이 구매한 수입차(신규 등록대수 기준) 14만4883대 중 2030대가 구매한 차량은 6만6693대로 46%가량을 차지했다. 수입차의 진입장벽이 낮아짐에 따라 수입차 수요가 2030으로 옮겨가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이 같은 2030대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판매 원가가 저렴한 수입중고차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중고차 중개 사이트 SK엔카닷컴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사에 등록된 1억원 이상(신차 기준)의 수입차 모델 약 80종에 대한 전체 조회수는 약 270만건으로 2015년(약 96만건)에 비해 2.8배 늘었다.

 

이 가운데 20대 수요자의 조회수는 지난해 약 44만건으로 2015년(약 10만7000건)에 비해 4배 넘게 증가해 연령별 가장 큰 변화를 보였다. 수입차에 대한 높은 관심과 함께 2030대를 중심으로 수입중고차 판매대수도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일각에선 무분별한 수입중고차 구매가 향후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수입중고차의 할부 금리가 신차보다 훨씬 높은 까닭이다. 올해 중고차 전액 할부의 경우 1금융권 중고차할부는 6~8% 수준, 2금융권 중고차할부는 11~29% 수준으로 평균 15%에 달한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중고차 수요자들의 신용등급이 낮은 까닭에 제2금융권 할부 금융을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차 딜러사 관계자는 “중고차 매매단지에서 차량을 구매한 10명 중 7명 이상은 매매단지 안에 있는 캐피탈 업체를 통해 할부 금융을 이용한다. 은행권에서 제공하는 저금리 상품이 있지만 제출 서류와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이라며 “중고차 수요자 중 저신용자인 사람도 적지 않다. 직장인이라고 해도 사회초년생인 경우 신용등급이 높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사회초년생은 ‘드림카’를 사려다가 자칫 빚더미에 앉기 쉬운 구조다. 대부분 사회초년생이 차량을 구매할 목돈이 없는 대신 기대 수입에 의존해 유예할부 등의 금융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쉽다. 유예할부를 이용할 경우 월별 할부금 외에 3~4년 후 수 천 만원 가량의 유예원금을 지불해야 한다.

아울러 일부 젊은 구매자를 중심으로 수입중고차의 유지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중고차를 되파는 경우도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식이 오래된 수입중고차의 경우 수리 부품을 구하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보험료도 높게 책정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중고차를 샀다가 유지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1년 만에 되파는 젊은 구매자도 부지기수”라며 “수입차의 경우 기본적으로 보험료가 더 센데, 20대는 사고율이 높아 보험료가 기본적으로 높게 책정된다. 3000만원 수준의 수입차를 구매할 때 보험 이력이 없으면 많게는 1년에 250만원 가량 보험료를 내야 한다. 일부 20대 구매자는 보험 없이 차를 몰다가 사고가 나서 수리비를 개인이 전액 부담하기도 한다. 빚만 떠 안고 차를 되파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수입중고차 구매에 있어 소비자 주의가 요구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수입중고차 구매 시 차량 원가 뿐만 아니라 유지 관리비를 고려해 구매하는 소비자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할 것을 당부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수입중고차의 경우 공임, 부품비가 국산차에 비해 10배가량 비싼 경우도 발생한다. 여기에 유예할부 금융을 이용하면 차를 구매한 지 몇 년이 지난 후에 갚아야 할 원금이 폭탄처럼 돌아올 수 있다”며 “경제적 기반이 부실한 상황에서 원가가 싸다는 이유만로 수입중고차를 구매할 경우 카푸어(본인의 경제력에 비해 무리하게 비싼 차를 샀다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로 전락할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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