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리 “관세 시행일 앞두고 협상할 예정”…분쟁 책임론 두고는 이견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미국과 중국이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면서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중 양국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는 현 국면을 타개하려 한다는 징후가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의 한 관리가 중국과의 대화를 계속하겠다고 언급하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 측 한 통상관리가 “중국과의 대화 협상이 진행돼왔고, 대화는 아마 계속될 것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전날 중국이 “모든 문제가 테이블 위에 올라온 만큼 이제는 협상과 협력의 시간이 됐다”며 보복관세 부과 방침 발표와 동시에 대화의 손을 내민 것에 대해 미국 역시 협상 카드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 주요 당국자들은 전날 이뤄진 중국산 수입품 고율 관세 부과품목 발표와 관련해 내달 11일까지 여론 수렴 기한인 점 등을 고려하고, 극적 타결이 이뤄질 여지를 열어둔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언급된 미국 통상관리는 “우리는 중국이 그들의 행동을 바꾸는 것을 원하고, 보다 시장 지향적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지금은 검토 기간으로, 관세가 발효해 실제 시행되는 데 두어 달 걸릴 것”이라며 “우리에게 최상의 협상가들이 있어 매우 행운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문제를 일으킨 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중국이다. 중국이 옳은 일을 하길 희망한다”면서 “중국이 수십 년간 자행해온 불공정한 무역관행을 중단하는 쪽으로 변화하길 기대한다. 중단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강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측은 협상 결과에 따라 중국에 대한 관세 조치를 실제로 시행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도 CNBC 방송을 통해 미·중간 무역전쟁이 “3차 대전으로 가진 않을 것”이라며 “어떤 실제 전쟁 상황도 결국 협상으로 마무리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중국과 무역전쟁 상태가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중국 정부는 500억 달러(약 54조원) 상당의 대두, 자동차, 항공기(중형 비행기), 화공품(화학제품) 등 14개 종류, 106개 품목의 미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전날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의 핵심 산업 육성 프로젝트는 ‘중국제조 2025’에 포함된 품목들에 대해 25% 관세 적용을 예고했다.

그러나 중국 매체 소후(搜狐·SOHU)에 따르면, “중국 정부도 리스트만 발표됐을 뿐 아직 관세 부과가 시행된 것 아니다”며 “이제 미국과 협상, 협력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고 말해 대화와 협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중 양측 모두 관세 시행일을 앞두고 협상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USTR은 향후 30일간 의견을 수렴한 뒤 내달 15일 공청회를 거쳐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도 미국의 조치를 지켜본 후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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