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학생들 주도…여론 기득권 카르텔 균열 가능성

사진=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 고교 총기 참사를 계기로 학생들이 총기규제를 요구하는 여론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셜미디어가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성폭력 고발 캠페인인 미투를 차용한 ‘#네버 어게인(다시는 이런 일이 없길)’ ‘#미 넥스트?(다음번엔 내 차례?)’ 해시태그를 등장시키면서 산발적으로 나오던 총기규제여론을 하나의 사회운동으로 발전시켰다는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미 넥스트?’ 캠페인을 처음 고안한 사람은 고교생인 바이얼릿 매시 베레커다. 뉴욕주 펠햄에 거주하는 베레커는 누구라도 다음번 총기사고의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상기시키기 위해 ‘#미 넥스트캠페인을 고안했다고 한다. 현재 미국 현지 온라인에는 ‘#미 넥스트해시태그와 함께 찍은 사진과 글이 쏟아지고 있다.

‘#네버 어게인캠페인의 첫 고안자도 교고생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플로리다 총기사고가 터진 파크랜드 소재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 재학 중인 알렉스 윈드와 친구 네명이 이 캠페인을 시작했다.

윈드는 “19살이 술은 살 수 없지만, 전쟁무기인 AR-15을 살 수 있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학생들의 총기규제 운동은 정치권이나 시민단체 등 기존 여론 주도집단에서 소외된 10대 청소년들이 사회변혁 운동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기득권층의 카르텔이 깨져가는 또 하나의 신호로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상화폐가 기성세대가 기득권을 누릴 수 없었듯, 소셜미디어도 사회 기저 계층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수단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는 것이다

 

코네티컷주에 사는 한 15세 고교생은 트위터에 콜롬바인 고교 총기 난사 사건 20주기인 420일 전국의 학교들에서 총기 규제를 위한 평화 집회를 열자는 글을 올렸고,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다.

10대 청소년들은 정치적 압박도 추진하고 있다. 투표권이 없지만 11월 중간선거에서 총기 규제를 추진할 정치인을 뽑자는 운동도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움직임은 총기난사 사건을 정적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악용했다는 비난을 받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일정 부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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