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둘러싼 인식 극과 극…4차산업혁명 핵심 블록체인 성장 이끌 리더십 보여주길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가 30일 시작됐다. 정부 조바심 속에 은행들은 실명확인 등 규제가 강화됐음에도 불구하고 가상화폐 거래를 최소화했다.

 

중소 거래소는 거래 계좌를 발급해줄 은행 찾기가 불가능했고, 4로 불리는 대형 거래소도 1~2개 은행과 손잡고 거래를 겨우 시작했다.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지난 26일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한국블록체인협회 초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진 전 장관은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에서 메모리와 시스템LSI 등 반도체와 디지털미디어 등 삼성전자 핵심 사업을 두루 거쳤고 디지털미디어총괄 대표이사까지 지냈다

 

정보통신부 장관 재직 중에는 IT 산업 육성을 책임졌다. 기업에서 미래 먹거리를 책임졌던 그가 국가의 미래 중추 산업 중흥까지 지휘하는 등 드문 이력을 소유했다.

 

그의 변신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장관 퇴임 이후 투자회사 CEO로 변신해 중소기업의 자금지원 역할을 해왔다. 반도체, 소프트웨어, 자동차 부품회사까지 폭넓은 투자를 진행해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자리 잡도록 마중물과 성장 사다리를 제공했다.

 

이런 경력을 보여주듯 IT와 산업 육성에 능통한 그가 블록체인협회 회장을 맡은 것은 무척 자연스럽다. 주위의 기대가 큰 것이 이상할게 없다.

 

진 회장은 협회 출범식에서 생태계 중요성을 강조했다. 진 회장은 가상화폐는 굉장히 복잡하게 얽힌 생태계라며 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올바른 결정과 정책을 만들면 생태계를 건전하게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담으로 회장을 맡겠다고 나서니 주위에서 가상화페가 엄청난 국민 관심사이고 말썽의 소지가 크다고 걱정하더라며 특유의 여유 있는 모습도 보였다.

 

블록체인은 4차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꼽힌다. 어떤 이는 블록체인을 2의 인터넷 혁명혹은 인터넷보다 더 파괴력 있는 기술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블록체인은 또 가상화페 기반이 되는 핵심 기술이기도 하다.

 

블록체인이 가장 뜨거운 IT 핵심기술이며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국가의 IT 먹거리를 책임졌던 진 회장이야말고 블록체인 산업협회 초대 회장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 아닐까싶다.

 

갖은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 가상화폐 시장은 현재 총체적 난국이다. 거래소는 투기 온상을 넘어 도박장으로까지 지탄받는다. 원천 기술인 블록체인은 더디게 진화하면서 가상화폐 시장을 돕기는 커녕 발목을 잡고 있는 양상이다. 가상화폐와 블록체인간 엇갈린 박자 탓에 정부는 날선 감시에 나섰고 국민과의 갈등도 깊어졌다.

 

진 회장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기다. 블록체인협회는 이례적으로 국회에서 출범식을 가졌다. 출범식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 4차산업혁명위원회 신용헌 국민의당 의원 등 정치인이 대거 참석했다.

 

그만큼 범국민적인 관심이 집중된 사안이란 방증이다. 그 파장 역시 블록체인 분야를 넘어 전 산업에 미칠 것이 확실시된다.

진 회장이 정치권, 정부, 국민이 지켜보는 블록체인과 가상화페 문제를 현명하게 풀어내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또 반도체 신화처럼 블록체인 신화를 일궈 한국 산업의 미래를 밝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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