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1분기 기준금리 추가 인상 예상…연간 인상 폭은 경기상황에 달려


글로벌 경기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새해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통화정책 정상화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Fed·연준) 2017년 이미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새해도 3차례 인상을 시사한 상황이다. 영국과 캐나다 중앙은행 역시 지난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통화 완화 정도를 축소하는데 고삐를 죄고 있다. 유럽과 일본도 양적완화 축소 규모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 역시 새해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2017년 ​한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한국은행이 한국 경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있어선 기관이나 전문가마다 의견이 엇갈린다. 한국은행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경기 상황을 바라보고 통화정책을 운용한다는 방침이다.


◇ 대전환의 시대, 긴축 나서는 선진국 중앙은행들

2017년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앞장섰다. 미국은 2015년 12월 10년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2017년에만 3차례 금리 인상에 나섰다. 영국 역시 2017년 ​11월 10년만에 금리를 올리면서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축소했다. 캐나다도 6년7개월 만인 2017년 ​7월 금리를 인상했고 이어 9월에도 한 차례 추가 인상에 나선 바 있다. 


새해도 기준금리 인상행렬은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연준은 2017년 ​12월 14일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새해 세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이날 공개된 점도표에 따르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은 2017년 ​3번, 새해 2번의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캐나다 중앙은행도 새해 금리를 세 차례 더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7년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았던 주요 국가들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그룹인 BNP파리바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완화 기조 변경은 없다던 일본에 대해 새해에는 장기금리 목표를 소폭 인상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 일본 은행 통화 긴축 예상이 새해 상반기는 11%, 하반기는 32%였다.


이 밖에 호주, 노르웨이, 스웨덴도 통화 정책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DB금융투자는 얼마전에 발표한 ‘미리 보는 2018년 호주 중앙은행(RBA)의 행보' 보고서에서 “RBA가 진행했던 12월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서 호주가 새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호주가 새해 연초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 노르웨이와 스웨덴이 2분기에 뒤따를 것이고, 그다음은 뉴질랜드가 3분기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한국은행, 추가 기준금리 인상 나설까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국은행은 어떤 행보를 보일 지 주목된다. 앞서 한국은행은 2017년 ​11월 30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축소했다. 이는 2016년 6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춘 이후 17개월만에 기준금리를 바꾼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만 놓고보면 2011년 6월 이후 6년 5개월 만에 처음이었다. 


이 같은 결정 배경 중심에는 최근들어 뚜렷해진 경기 회복세가 놓여있다. 한국은행은 줄곧 기준금리 인상 요건으로 ‘중기적 흐름에서 경기 회복세 지속’이라는 전제를 내세워왔다. 한국 경제는 2017년 3분기 1.5% 성장률을 기록하며 연간 3%가 넘는 경제 성장률에 다가섰다. 새해 역시 최대 3%가 넘는 성장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관심은 이제 인상 속도에 맞춰지고 있다. 대내외적 환경을 고려하면 기준 금리 인상을 또 언제, 어느만큼 할 것인 지에 대한 판단이 쉽지 않은 까닭이다. 실제 한국경제는 새해 가계부채 누증, 원화 강세 현상, 북한 리스크,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 강화 등 불확실성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이 밖에도 물가 상승, 한국은행 내부 일정 등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물가 상승률이 강하게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 4월 한국은행 총재가 바뀌는 일정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2분기에 한번 정도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나올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이를 위해선 3%대 성장률이 전제 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올해 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추가적인 기준 금리 인상에 나설 지 행보가 주목된다. 사진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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